중국 현지 화장품 소비 업황 둔화로 주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추가 급락하며 18만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3분기 실적 회복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 눈높이를 더 낮추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낮춘 증권사는 총 11개에 달한다. 이 중 증권사 리서치센터 3곳은 투자 의견 역시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 지난 5월 26일 29만7000원까지 올랐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이달 8일 기준 18만1500원으로 38.89% 하락한 상황이다. 18만원 선은 지난해 말 코스피가 상승랠리를 시작했던 당시의 수준으로 약 1년 사이에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상당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눈높이를 낮추는 이유는 주요 시장인 중국의 화장품 소비가 둔화한 상황에서 중저가 브랜드 부진도 이어져 실적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낮춘 데 이어 이달 7일 또다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혜진 연구원은 "3분기 매출이 1조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23.2% 증가할 전망으로 시장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수익성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외는 중국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브랜드 라인 재정비 및 채널 교체 작업을 위한 투자 비용 집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실적과 관련해서는 "이니스프리는 중국 매장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가운데 온라인 채널 매출도 10% 줄었다"며 "고정비 부담을 지는 오프라인 매장 수 급감에도 온라인 채널 및 기능성 라인 강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집행이 집중되며 수익성 개선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기존 28만5000원에서 22만원으로 낮춘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뿐만 아니라 면세점을 포함한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느려진 것으로 평가했다.
정소연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더딘 면세점 회복세로 면세점 매출이 16% 역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순수 내수 채널 매출은 5.9% 성장한 3312억원으로, 온라인이 30% 수준가량 성장해 오프라인 부진을 상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가 브랜드인 '설화수' 성장세와 인수·합병(M&A) 효과 등이 주가 반등 소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연 연구원은 "중국 및 설화수 브랜드의 성장세와 코스알엑스 지분투자, 에스트라 편입 효과 등 M&A 전략이 주가의 '키 팩터(Key factors)'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핵심 펀더멘털 요소인 '설화수'가 중국에서 브랜드력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면 중장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며 "설화수는 윤조에서 자음생으로 핵심 라인을 옮기면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성공적으로 이뤄가고 있고 럭셔리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