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의 '그분' 발언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정관계·법조계 로비 의혹과 맞물리면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가 존칭을 썼다는 점에서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설계하고 실행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윗선을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검찰은 뇌물 공여 혐의 등을 적용해 김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12일 신청, '그분'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내비쳤다.
법조계에 따르면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이자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한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동안 '700억원 약정설' 등에 대해 "김씨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로 돈을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란 의혹에도 "1호 수익금은 김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사실무근' 주장 김만배...해명은 오락가락
그러나 김씨는 '그분' 발언에 대해 석연찮은 해명을 하거나 말 바꾸기를 하면서 의혹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당초 김씨 측은 "그와 같은 말(천화동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실과도 다르다"고 했다. 또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허위 사실을 포함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자리에서는 '그분' 발언을 했던 점을 인정했다.
하루도 안 돼 김씨 입장은 또 번복됐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가 장시간 조사를 받아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잘못 말했거나, 질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답변했을 수 있다며 '그분'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정정했다.
검찰은 현재 구속된 유 전 기획본부장을 상대로 대장동 사업을 보고받고 관여한 상급자가 있는 자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의혹 규명을 위해 이날 유 전 본부장을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이어갔다.
또 유 전 본부장 밑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 안팎에선 보고·결재 라인을 파악하기 위해 성남시청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및 유 전 본부장 윗선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검토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지사의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된 고발 사건 배당을 검토 중이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7일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이 지사의 형사사건에 전직 대법관 2명을 포함한 ‘초호화 변호인단’이 참여했는데 이 비용을 누가 냈는지가 의혹의 골자다.
허위사실 공표 여부를 가리기 위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검은 이 사건도 대장동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배당할지 여부를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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