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이상 길어지는 동안 변이 바이러스, 돌파감염 등으로 확산세가 줄지 않자 각국이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은 하루 4만명씩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지만, 마스크를 벗은 국민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18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4만281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3만1393명, 러시아에서는 3만2351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
영국은 일상 복귀에 가장 먼저 첫걸음을 뗀 국가다. 영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지 3달이 넘었지만, 국민들은 확진자 증가세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상 회복을 반기는 모양새다.
버밍엄대학을 다니는 에밀리(23)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있다. 최근 확진자 수가 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래도 치사율은 낮아 안심돼 백신 접종자끼리 펍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위드 코로나에 긍정을 표했다.
맨체스터에 거주 중인 필(33)은 "사람들이 걱정도 많이 하는 동시에 엄청 지쳐 있는 상태다. 그래서 다들 원래 일상처럼 생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도 크게 관리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맨체스터의 한 식당에서 근무 중인 제시카(29)는 “이미 많은 영국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도 크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지만, 일부 실내시설은 여전히 권고하기도 한다. 어릴수록 마스크를 쓰지 않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확산세 때문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부스터샷 이야기도 나오지만, 사람들은 안 맞고 싶어 하기 때문에 시위를 하기도 한다. 오히려 미디어가 코로나에 대해 너무 겁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정부는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가 25회에 달하자 코로나19 봉쇄 해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초부터는 등교 수업을 허용하면서 단계적으로 방역조치 완화에 들어갔으며 한 달 만에 6인 이하 실외 모임과 야외 운동을 허용하고, 식당들은 야외석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5월 중순부터는 비필수 목적이 아닌 해외여행까지 허용했다.
당초 영국은 6월 22일을 코로나19 해방을 의미하는 ‘자유의 날’로 목표했다. 하지만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세를 보이자 4주 뒤인 7월 19일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당시 백신 접종 완료율은 성인의 약 70% 수준에 신규 확진자는 4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영국은 확산세가 여전히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위드 코로나’를 긍정적으로 보는 중이다. 이는 위드 코로나 이전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 치명률과 사망률 때문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따르면 최근 영국 내 코로나 사망자는 100명 안팎으로 지난 2월에 비해 10분의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 영국은 겨울철 중증 환자 증가를 우려해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증가하고 있는 10대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12~15세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영국 매체 BBC는 “죽음이 유일한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영국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사회가 개방되면서도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다는 것은 성공적인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독일 등도 코로나19와의 공존에 돌입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8월 ‘뉴노멀 방식의 4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재택치료, 역학조사 최소화, 접종자 해외여행 등이 주요 골자다.
지난 12일 기준 접종 완료율 64.1%를 기록한 독일은 접종자 중심 거리두기 완화 수칙인 ‘3G 규칙’을 시행 중이다. 백신 접종 완료(Geimpft), 완치자(Genesen), 음성 확인(Getestet) 등 세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 시설 방문이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73.3%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인구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 면역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달 초를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시기로 보고 있다. 18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 대비 접종 완료율은 64.6%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을 만나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의료방역체계 개편 등에 대한 로드맵을 논의한 바 있다.
이미 한국은 18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시행하면서 위드 코로나에 첫발을 뗐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접종완료자의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사적모임 등 일상 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방역수칙을 적용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사실상 이제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방역 완화 단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례가 한국과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한국은 확진자 수가 낮은 상태로 억제되어 왔기 때문에 확진자 급증 등 피해가 꽤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 선두주자 영국...정부·국민 모두 만족
18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4만281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3만1393명, 러시아에서는 3만2351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
영국은 일상 복귀에 가장 먼저 첫걸음을 뗀 국가다. 영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지 3달이 넘었지만, 국민들은 확진자 증가세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상 회복을 반기는 모양새다.
버밍엄대학을 다니는 에밀리(23)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있다. 최근 확진자 수가 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래도 치사율은 낮아 안심돼 백신 접종자끼리 펍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위드 코로나에 긍정을 표했다.
맨체스터의 한 식당에서 근무 중인 제시카(29)는 “이미 많은 영국인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도 크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지만, 일부 실내시설은 여전히 권고하기도 한다. 어릴수록 마스크를 쓰지 않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확산세 때문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부스터샷 이야기도 나오지만, 사람들은 안 맞고 싶어 하기 때문에 시위를 하기도 한다. 오히려 미디어가 코로나에 대해 너무 겁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정부는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가 25회에 달하자 코로나19 봉쇄 해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초부터는 등교 수업을 허용하면서 단계적으로 방역조치 완화에 들어갔으며 한 달 만에 6인 이하 실외 모임과 야외 운동을 허용하고, 식당들은 야외석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5월 중순부터는 비필수 목적이 아닌 해외여행까지 허용했다.
당초 영국은 6월 22일을 코로나19 해방을 의미하는 ‘자유의 날’로 목표했다. 하지만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세를 보이자 4주 뒤인 7월 19일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당시 백신 접종 완료율은 성인의 약 70% 수준에 신규 확진자는 4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영국은 확산세가 여전히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위드 코로나’를 긍정적으로 보는 중이다. 이는 위드 코로나 이전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 치명률과 사망률 때문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따르면 최근 영국 내 코로나 사망자는 100명 안팎으로 지난 2월에 비해 10분의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 영국은 겨울철 중증 환자 증가를 우려해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증가하고 있는 10대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12~15세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영국 매체 BBC는 “죽음이 유일한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영국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사회가 개방되면서도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다는 것은 성공적인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독일 등도 코로나19와의 공존에 돌입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8월 ‘뉴노멀 방식의 4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재택치료, 역학조사 최소화, 접종자 해외여행 등이 주요 골자다.
지난 12일 기준 접종 완료율 64.1%를 기록한 독일은 접종자 중심 거리두기 완화 수칙인 ‘3G 규칙’을 시행 중이다. 백신 접종 완료(Geimpft), 완치자(Genesen), 음성 확인(Getestet) 등 세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 시설 방문이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 국민 70% 이상이 위드 코로나 찬성...정부 "검토 중"
한국 정부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해 73.3%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인구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 면역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달 초를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 시기로 보고 있다. 18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 대비 접종 완료율은 64.6%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을 만나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의료방역체계 개편 등에 대한 로드맵을 논의한 바 있다.
이미 한국은 18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시행하면서 위드 코로나에 첫발을 뗐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접종완료자의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사적모임 등 일상 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방역수칙을 적용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사실상 이제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방역 완화 단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례가 한국과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한국은 확진자 수가 낮은 상태로 억제되어 왔기 때문에 확진자 급증 등 피해가 꽤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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