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와중에 김해면세점 입찰에 최종 불참하거나 이달부터 동대문점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외형확장 대신 내실다지기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초부터 동대문점 점포의 영업 시간을 단축 운영 중이다. 기존 정오부터 오후 9시이던 점포 영업시간이 오후 12시30분~9시까지로 30분 단축됐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시간을 단축한 이후 두 번째다. 당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의 영업시간을 기존보다 각각 3시간, 3시간 30분 영업시간을 줄인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동대문점 직원들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이달부터 영업시간을 30분 줄여 운영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그간 면세점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온 현대백화점은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최종 불참하기도 했다. 위드 코로나 움직임에 면세업계가 오프라인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무리한 신규 출점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후발주자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출점으로 몸집을 키웠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을 시작으로 9월에는 인천공항점 문을 열며 확장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면세사업을 시작한 2018년 매출액은 33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 3688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8.7% 증가한 6224억원 매출을 올렸다. 영업손실은 2018년 419억원에서 2019년 741억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655억원으로 손실 폭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187.1% 증가한 5661억원을 벌어들였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9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에도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매출과 수익성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내년 중에는 분기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부의 시장점유율(MS)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일평균 매출액은 70억원 후반 수준으로 매출액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3분기 면세점 영업손실도 55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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