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0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세계 우주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21일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수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연간 국내 우주산업 규모 4조원도 안 돼...세계 시장 진출 사활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2019년 현재 3조8931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 매출액이 전체의 84%(3조2610억원)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우주분야 기업체·연구기관·대학을 대상으로 국내 우주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우주산업이 막 움트기 시작한 국내 시점에서는 큰 규모이지만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면 미미한 수치다. 실제 미국 비영리 우주기구인 미국우주재단(스페이스 파운데이션)의 ‘스페이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민간 영역을 아우른 전 세계 우주산업의 전체 규모는 4470억 달러(약 527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우주산업 규모의 140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이 우주산업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큰 틀에서는 위성과 미사일 기술력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국내 최첨단 기술이 집대성된 ‘누리호의 발사’와 ‘미국의 미사일 지침 해제’가 불을 댕겼다.
우선 3만여개 부품 개발 과정에 국내 3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한 누리호 발사의 경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하게 되면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우주 발사체 보유국 자리를 얻게 된다. 참여한 기업들이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들을 들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사용되는 총 6기의 엔진을 공급했다. 각 로켓의 비행제어 및 자세제어시스템과 엔진 공급계 밸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에서 7번째로 75t급 엔진 개발·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도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그룹 내 우주산업 전반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내 주요 항공우주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와 쎄트렉아이가 참여하고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팀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기존의 통신·레이다 기술과 연계성이 높은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부문에 진출해 저궤도 위성 안테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엔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KAI, 300여개 기업 제품 조립 지휘...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도 구성
KAI는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해 조립설계, 공정설계, 조립용 치공구 제작 등을 담당하며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지휘한 것이다.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탱크제작도 맡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KAI는 지난 2월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항공우주체계 종합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뉴스페이스 TF는 KAI의 사업영역을 초소형위성까지 확대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과 지난 4월 소형위성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도약 목표와 정부의 항공우주 사업 계획의 현실화를 위해서다. 우리나라 기업 중 항공우주 사업으로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곳은 KAI가 유일하다.
이미 500kg 이상 중·대형위성 시스템과 본체 개발·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2030년까지 무인항공기와 위성, 우주발사체 등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KAI 관계자는 “위성 제조, 운영 및 활용 서비스 등을 포함한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관련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KAI가 추진하는 항공우주 분야별 가치사슬이 구축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경우 누리호의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2011년 기본설계용역사업을 수주한 후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에 참여했다. 2014년 구축 설계 및 시험설비 제작에 돌입해 2015년부터 3년간 나로우주센터에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LIG넥스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소형급 인공위성 공동연구개발을 시작하는 등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성능영상레이더(SAR)와 인공위성 지상 통신 단말기 등을 중심으로 위성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일환으로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의 자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22년부터 2035년까지 14년간 총 3조7234억원의 사업비를 쏟아 붓는다. KPS는 고도 3만6000㎞에서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지구동기궤도 위성 5기 등 총 8기의 위성으로 구성돼 기존 GPS보다 정밀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실화되면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된다.
지난 3월에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우주전략 보고회를 통해 수장인 김지찬 대표가 KPS 기반기술 확보 의지도 명확히 했다. 당시 김 대표는 “한국은 미국 위성항법시스템(GPS)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KPS 개발이 필요하다”며 “GPS 정보 제공이 중단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가 사용 중인 휴대폰·내비게이션·금융거래 등이 일시에 멈추는 패닉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돈 되는 위성·KPS 사업...민간 주도로 가파른 성장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위성과 KPS 등은 우주산업 중에서도 특히 돈이 되는 분야로 꼽힌다. 실제 2020년 한 해에만 무려 1230개의 인공위성이 궤도로 발사됐다. 2019년의 467개보다 184%나 급증한 숫자다. 대부분은 민간 주도로 진행됐다.
발사된 인공위성의 89%인 1098개는 상업용 인공위성이고 이 중 832개가 미국의 민간 우주산업업체 ‘스페이스X’가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이었다. 상업용 인공위성 제작에 따른 매출은 160억 달러로 2019년 49억 달러에서 225.5% 늘어났다.
또한 상업 우주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약 3분의 2는 GPS 같은 전지구위성항법시스템(GNSS)과 위성TV 같은 인공위성 기반 상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국내 우주산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창출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 기준 국내 우주산업 인력은 9397명이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1%씩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체 종사자가 6643명(70.7%), 연구기관 1192명(12.7%), 대학 1562명(16.6%)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미래 먹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 안보 여건도 크게 강화시킬 것”이라며 “누리호의 발사 성패를 떠나 이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성장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2019년 현재 3조8931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 매출액이 전체의 84%(3조2610억원)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우주분야 기업체·연구기관·대학을 대상으로 국내 우주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우주산업이 막 움트기 시작한 국내 시점에서는 큰 규모이지만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면 미미한 수치다. 실제 미국 비영리 우주기구인 미국우주재단(스페이스 파운데이션)의 ‘스페이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민간 영역을 아우른 전 세계 우주산업의 전체 규모는 4470억 달러(약 527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우주산업 규모의 140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이 우주산업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큰 틀에서는 위성과 미사일 기술력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국내 최첨단 기술이 집대성된 ‘누리호의 발사’와 ‘미국의 미사일 지침 해제’가 불을 댕겼다.
우선 3만여개 부품 개발 과정에 국내 3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한 누리호 발사의 경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하게 되면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우주 발사체 보유국 자리를 얻게 된다. 참여한 기업들이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들을 들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사용되는 총 6기의 엔진을 공급했다. 각 로켓의 비행제어 및 자세제어시스템과 엔진 공급계 밸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에서 7번째로 75t급 엔진 개발·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도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그룹 내 우주산업 전반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내 주요 항공우주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와 쎄트렉아이가 참여하고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팀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기존의 통신·레이다 기술과 연계성이 높은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부문에 진출해 저궤도 위성 안테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엔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KAI는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해 조립설계, 공정설계, 조립용 치공구 제작 등을 담당하며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지휘한 것이다.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탱크제작도 맡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KAI는 지난 2월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항공우주체계 종합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뉴스페이스 TF는 KAI의 사업영역을 초소형위성까지 확대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과 지난 4월 소형위성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도약 목표와 정부의 항공우주 사업 계획의 현실화를 위해서다. 우리나라 기업 중 항공우주 사업으로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는 곳은 KAI가 유일하다.
이미 500kg 이상 중·대형위성 시스템과 본체 개발·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2030년까지 무인항공기와 위성, 우주발사체 등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KAI 관계자는 “위성 제조, 운영 및 활용 서비스 등을 포함한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관련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KAI가 추진하는 항공우주 분야별 가치사슬이 구축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경우 누리호의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2011년 기본설계용역사업을 수주한 후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에 참여했다. 2014년 구축 설계 및 시험설비 제작에 돌입해 2015년부터 3년간 나로우주센터에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LIG넥스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소형급 인공위성 공동연구개발을 시작하는 등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성능영상레이더(SAR)와 인공위성 지상 통신 단말기 등을 중심으로 위성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일환으로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의 자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22년부터 2035년까지 14년간 총 3조7234억원의 사업비를 쏟아 붓는다. KPS는 고도 3만6000㎞에서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지구동기궤도 위성 5기 등 총 8기의 위성으로 구성돼 기존 GPS보다 정밀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실화되면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된다.
지난 3월에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우주전략 보고회를 통해 수장인 김지찬 대표가 KPS 기반기술 확보 의지도 명확히 했다. 당시 김 대표는 “한국은 미국 위성항법시스템(GPS)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KPS 개발이 필요하다”며 “GPS 정보 제공이 중단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가 사용 중인 휴대폰·내비게이션·금융거래 등이 일시에 멈추는 패닉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위성과 KPS 등은 우주산업 중에서도 특히 돈이 되는 분야로 꼽힌다. 실제 2020년 한 해에만 무려 1230개의 인공위성이 궤도로 발사됐다. 2019년의 467개보다 184%나 급증한 숫자다. 대부분은 민간 주도로 진행됐다.
발사된 인공위성의 89%인 1098개는 상업용 인공위성이고 이 중 832개가 미국의 민간 우주산업업체 ‘스페이스X’가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이었다. 상업용 인공위성 제작에 따른 매출은 160억 달러로 2019년 49억 달러에서 225.5% 늘어났다.
또한 상업 우주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약 3분의 2는 GPS 같은 전지구위성항법시스템(GNSS)과 위성TV 같은 인공위성 기반 상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국내 우주산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창출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 기준 국내 우주산업 인력은 9397명이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1%씩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체 종사자가 6643명(70.7%), 연구기관 1192명(12.7%), 대학 1562명(16.6%)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미래 먹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 안보 여건도 크게 강화시킬 것”이라며 “누리호의 발사 성패를 떠나 이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성장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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