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독도 선박사고 원인 기상악화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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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10-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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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명 중 3명의 생사 확인 6명은 실종 상태

21일 오전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전복된 민간 어선에서 해경이 구조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해경은 수색 이틀째인 이날 오전 중국인 선원 2명을 구조했다. 선체 내부에서는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최근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발생한 선박의 전복 사고 원인으로 기상악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에 사고가 난 배는 9명이 탑승한 72t급 후포 선적 '제11일진호'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21일 현재 잠수사를 투입해 선박 내부를 수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고 선박 내 조타실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선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중국인 선원 2명은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2.5마일(4㎞)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부이'를 잡은 채 사고 발생 30여 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현재 탑승자 9명 중 3명의 생사는 확인됐으나 나머지 6명은 실종상태다.

이날 구조된 선원은 해경에서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쳐 좌현으로 점점 기울어진 상태에서 파도가 유입됐다"며 "7명은 해상으로 탈출했고 선장과 기관장은 선내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생존자 진술을 보면 사고 당시 큰 파도에 배가 갑자기 기울여 구명동의나 구명벌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사고 선박에 있던 작은 구명환에 5명이 매달려 있다가 한 사람씩 이탈됐으며, 마지막으로 중국인 선원 2명이 버티다가 이날 오전 구조됐다.

사고 해역인 동해 중부 전 해상에는 현재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으로, 초속 10∼12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사고 원인 역시 생존 선원의 진술처럼 풍랑특보에 따른 기상악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관 고장 등 선체에 이상이 발생했다면 위성 전화 등을 통한 구조 신호를 보냈겠지만, 비상조난통신 이퍼브(EPIRB)는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해역을 포함한 동해 중부 먼바다에는 지난 15일 오후 4시를 기해 풍랑 예비 특보가 내려졌고 이튿날인 16일 오후 2시 30분께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이어 17일 오전 1시를 기해 풍랑경보로 한 단계 상향됐다.

17일 오후 10시 해제된 풍랑특보는 19일 낮 12시 다시 풍랑경보로 격상됐고, 20일 오후 4시 풍랑주의보로 낮아진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탑승객 9명이 탄 선박 사고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4분께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사고를 확인한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이 동해해경청에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은 홍게잡이 통발어선으로 지난 16일 오전 3시 11분께 경북 후포항을 출항했으며 오는 23일 입항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난 곳은 한일 중간수역으로, 동해 대화퇴(大和堆·일본명 야마토타이) 어장보다는 남쪽 지점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풍랑경보가 발효 중이던 '지난 19일 밤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쳤다'는 생존 선원의 진술을 토대로 기상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생존자 수색 및 구조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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