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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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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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진·최찬숙·오민·방정아, 다양한 동시대 의제 다룬 작품 공개

김상진 작가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이자 미래를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을 지난 20일부터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 중이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올해의 작가상’은 201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해 온 대한민국 대표 미술상이다. 해마다 동시대 미학적,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역량 있는 시각예술가 4인을 후원작가로 선정하여 신작 제작 지원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1인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1’은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후원작가 4인으로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을 꼽았다. 

이들은 조각, 설치, 회화, 영상 분야에서 각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김상진과 최찬숙은 공감각을 일깨우는 사운드와 영상 설치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품에 보다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오민과 방정아는 ‘지금 여기’라는 의제를 매개로 각기 다른 일상의 순간과 공간을 포착함으로써 시간이 갖는 속성을 새롭게 일깨우고자 한다.

김상진은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활용하여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동시대적 관점과 변화에 관한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작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를 통해 소셜미디어, 가상화폐, 메타버스 등의 가상 경험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부터 야기된 현상에 주목한다.

전시장 전체를 활용한 영상, 사운드 설치 작업은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유기적 경험의 공간으로 제시되며 실제와 가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인간의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I will disappear’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김 작가는 “언어가 말을 하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사라지는 모습이기도 하다”라며 “사라짐은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방정아 작가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방정아는 본인이 생활하고 작업하는 삶의 터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회화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이면에 숨겨져 왔던 사건을 소재로 한 ‘흐물흐물’을 소개한다.

작가는 전시장을 견고한 권력 구조로서 ‘한국의 정치 풍경’과 자연 생태계를 투영한 ‘플라스틱 생태계’ 두 공간으로 상정한다. 이때 작품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거대 권력의 움직임과 그것이 일상과 마주하게 되는 매개체로서 역할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지금 여기’를 다시 바라보게끔 제안한다.

방 작가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갑을, 수직, 주종 관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라며 ”녹색 벽과 의자를 통해 원전 안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민은 이번 전시에서 ‘헤테로포니(heterophony)’를 선보인다. ‘헤테로포니’는 다성 음악의 일종으로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때 원래의 선율과 그것을 달리한 선율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말하는 음악 용어다.

5개의 화면과 입체적인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이미지와 소리뿐 아니라 빛과 신체 그리고 동시적 순간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안한다. 작가는 전시장 공간에서 움직임과 이미지의 경험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추적하고 이 과정을 통해 시각예술에서 재료와 형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오 작가는 “시간기반설치 작업이다”라며 “수행은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감독도 ‘지금 여기’에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민 작가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최찬숙은 오랜 이주 생활 동안 자신이 처한 위치와 존재를 다룬 시선과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여 왔다. 작가는 어딘가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그들이 남긴 이야기 그리고 토지의 소유 문제를 탐구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이루는 땅과 몸에 주목한다.

3채널 영상과 사운드 설치로 구성된 신작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은 과거 광산 채굴에서 오늘날 가상화폐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노동과 토지 소유의 역사를 다루면서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작가는 현실에 도래한 가상공간과 디지털 시스템이 기존의 거대한 서사와 맞물려 어떻게 물리적인 감각을 발생시키고 이러한 공간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감각과 존재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최 작가는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을 걸으면서 땅의 원모습에 대해 생각해봤다”라고 소개했다

‘올해의 작가상 2021’ 최종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2차 심사를 거쳐 2022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작가는‘2021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순금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또한 후원작가 및 최종 수상자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현대미술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SBS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SBS문화재단과 함께 올해 10번째 개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1‘은 세계가 주목할 만한 한국작가를 선정하는 국내 대표 현대미술 시상제도”라며, “특히 올해는 작가 모두 동시대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올해의 작가상‘ 전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3월 20일까지 열린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전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 육성, 후원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 및 진행해 온 시상제도이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해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으며 미술계에 새로운 담론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의 작가상‘은 변화하는 예술환경 속에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고 한국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증대시키고자 매해 추천단과 심사위원단을 새롭게 구성하며 해외 심사위원을 포함시켰다.

’올해의 작가상 2021‘ 심사위원은 박소현 서울과기대 교수, 최은주대구미술관장, 유진 탄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장, 데프네 아야스&나타샤 진발라 2021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당연직) 등 총 5명이다.
 

최찬숙 작가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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