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 1600명 정규직화…별도기관 신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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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10-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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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회사 대신 소속기관 신설

  • 콜센터 파견직 1600명 직고용

지난 15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관 로비에서 김용익 이사장이 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별도의 소속기관을 설립해 현재 민간 위탁 중인 고객센터(콜센터) 직원 1600여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자회사 또는 직접고용 등의 방식 외에 '소속기관' 신설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공단 방침에 건보공단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노노 갈등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외주 보안직원 직접 고용을 추진하다 정규직 노조와 취업준비생의 반대로 논란이 불거진 '인천국제공항(인국공)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논의해 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협의회)가 이날 오전 현행 민간 위탁 방식을 소속기관, 즉 직접 수행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단은 '고용노동부 비정규직 TF'에서 이날 협의회 결정을 확정한 뒤 세부적인 채용 전환 방식과 임금 체계 논의를 위해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노사전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협의회가 여러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합의하고 모범적으로 운영됐다. 최종 결론을 내려준 위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단 내적으로는 고객센터노조의 파업과정에서 생긴 갈등과 상처들을 치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향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성될 '노사전협의회'에서는 시험 등 공정한 채용절차와 더불어 필요한 제반사항 등을 구체화하고, 상담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고객센터 직원들이 소속기관으로 고용이 전환될 경우 새로운 추가 채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인력 증원이나 예산 증액은 없으며, 고객센터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다.

또한 취업준비생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고객센터 상담사의 정규직 전환이 취업 준비생의 정규직 입사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건보공단과 동일 법인…채용·인사·임금 체계는 따로 운영

협의회는 고객센터의 업무수행 방식을 놓고 다양한 모델을 검토해왔는데 이날 회의를 통해 이같은 최종안을 마련했다.

협의회는 2019년 10월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내·외부의 반발과 공정성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협의회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가 소속 위원을 재구성해 올해 5월부터 민간위탁·자회사·소속기관·직고용 등 4가지 운영 방식을 두고 논의를 거듭해왔다.

이병훈 협의회 의장(중앙대 교수)은 "이해 당사자 간 의견 차이가 워낙 크고, 갈등이 깊어 협의 과정에 커다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이번의 결정이 지속가능한 고객센터 운영모델로 정착하고, 상담의 품질을 높여 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는 공공기관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속기관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자회사와 달리 공단과 같은 법인으로서 별도의 기관장이나 행정 관리 체계, 규정이 있지만, 공단과 이사장·이사회·정관은 동일하다. 또 재정 운영 형태도 별도의 예산 편성을 통해 이뤄진다.

다시 말해 조직·예산·보수·주요 사업계획 등은 공단 이사회의 통제를 받지만, 채용·인사·임금 체계 등은 공단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보공단 고객센터 비정규직 직고용 문제가 제2의 인국공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인국공 사태는 지난해 공항 보안검색대 비정규직 근로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사 정규직 노조와 취업준비생들이 공정성을 이유으로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 결국 공사 측은 현재까지도 직고용 절차를 매듭짓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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