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전 비행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지만, 마지막 3단 엔진이 당초 목표보다 조기 연소하면서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다만 국내 독자개발 발사체의 첫 비행 시험으로 주요 발사 단계를 모두 이행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한 만큼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는 평가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누리호 결과 브리핑에서 “이륙 후 페어링 분리, 2단 분리가 잘 수행됐지만,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 엔진이 521초간 연소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2차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저희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75톤 엔진이 지난 3월 종합연소시험 때처럼 실제 비행에서도 작동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면서 “직접 지켜봤지만, 아주 완벽하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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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엔진이 조기 연소한 원인으로는 △탱크 내부 압력 부족 △종료 명령 오작동 중 하나로 추정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원격 계측 데이터와 전자 장치 입출력 데이터를 분석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궤도 진입을 목표로 한 위성 모사체는 호주 남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번 결과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했다.
고 본부장은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처음 점화부터 홀딩 디바이스, 엄브리칼 분리, 이륙, 2단과 3단이 공중에서 점화되고 위성 분리까지 다 정확한 시간에 됐는데 딱 하나 연소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유도 알고리즘 같은 경우도 모두 비행 중에 정상확인이 됐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개발의 과정을 성공과 실패로 규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마지막 단계 하나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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