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을 방문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생산적인 협의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해 종전선언 관련 진전된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당사자인 북한이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워싱턴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매우 좋은 협의를 했으며 내일 서울에서 생산적인 후속 협의를 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우리 정부가 전방위 외교전을 펼치며 의지를 드러낸 사안인 만큼 김 대표 발언이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물론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선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는 관련 논의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당시 김 대표는 "서울 방문 때 이 문제와 다른 상호 관심사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종전선언 추진에 부정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그동안 의지 표명도 없었고, 지난 19일에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금지돼 있다.
또 최근 현철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은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에 올린 글에서 "남조선이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들고 나오고 있다"며 "종전선언 문제는 선후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군가 아파트 기초를 무시하고 10층부터 짓겠다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겠냐"며 "대립관계를 방치해둔 채 종전을 선언해도 선언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결의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게 입국한 김 대표는 협의를 마치고 당일 인도네이사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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