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기업 코로나에 매출액 '뒷걸음질'…한계기업도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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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0-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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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발표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안정성이 코로나19 등 여파로 전년보다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쳤고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도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9만9399개(제조업 16만8869개·비제조업 63만530개)의 매출액 증가율은 -1%로 전년(0.4%)보다 하락했다. 성장성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3%로 전년(-1.7%)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특히 석유 정제업과 화학업 매출이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각각 34.1%, 8.0% 줄었다. 운수창고업은 전년 2.1% 증가에서 8.1% 감소로 전환했는데, 항공사의 여객 수송이 68.1% 줄고 항공화물수송도 23.9%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전력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전기가스업 매출액도 -2.4%에서 -7.8%로 감소율이 커졌다.  

반면 코로나19 상황 속 재택근무와 비대면 서비스 등 이용이 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매출 규모는 7% 확대됐다. 부동산업도 같은 기간 -3.6%에서 13.0%로 올랐다.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업종 별로는 제조업이 4.4%에서 4.6%로 상승했고 비제조업도 4.0%에서 3.9%로 전년과 유사했다. 대기업의 수익성은 전년과 같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전자·영상·통신장비업 매출이 늘었는데, 이 분야와 연결된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기업들의 금융비용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326.53%에서 328.95%로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간별로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기업 비중이 40.9%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42만625개 기업(이자비용 없는 기업 제외) 중 17만 여곳이 한 해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태라는 의미다. 이 같은 한계기업 비중 역시 2018년 이후 3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는 안정성이 높은 기업 비중도 지난 2019년에는 전체의 38.4% 수준이었으나 2020년 들어 37.4%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김대진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적자 기업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국내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115.7%에서 118.3%로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전년 말보다 0.9%포인트 상승한 30.4%를 나타냈다. 자동차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74.2%에서 82.7%로 큰 폭으로 올랐는데, 리콜관련 충당금(부채) 증가와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외부차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의 부채비율은 감소한 가운데 차입금의존도는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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