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직서 강제 제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 범위가 직권남용 의혹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연루 여부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서울중앙지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전 성남시장)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전날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에 배당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24일 황 전 사장 사퇴 의혹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직권남용 및 강요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준모는 이재명 후보와 화천대유·천화동인 관련자들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대화에 나오는 '정'이라는 인물이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이자 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선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의미하며 '유'는 유동규 전 본부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무성 사퇴 과정서 이재명 개입 여부가 핵심
녹취록만 놓고 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 정진상 전 실장과 허물이 없었던 사이로 추정된다. '윗선' 메시지를 황 전 사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데 무리가 없었다는 뜻이다.공사 내 입지가 탄탄했던 유한기 전 본부장은 이인자라는 의미로 '유투'로 불렸다. 일인자는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본부장이다.
특히 유한기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관여했다. 사업을 신청했던 컨소시엄들에 대한 평가는 1차 절대평가와 2차 상대평가로 나눠 진행됐는데, 유한기 전 본부장이 1차 평가의 평가위원장을, 2차 평가의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황 전 사장은 우리가 모셔온 분이고, 유한기 전 본부장 추천으로 들어온 외부 인사"라며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도 '황 전 사장 퇴임과의 과련성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저는 퇴임을 얘기하지 않았다. 이런 일을 하다보면 나를 파는 사람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법조계에서는 황 전 사장 사퇴 배경에 이 전 지사의 직접적 지시가 있었다면 직권남용이나 강요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검찰 출신 김광삼 변호사(법무법인 쌤)는 "임기가 보장돼 있고, 그런 경우에 있어서 임명권자가 해임을 지시한 것이 직권남용인지, 임명권자로서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녹취록에 의하면 서로 혐의는 충분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사실에 배임 혐의를 일단 제외한 검찰은 녹취록 수사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추가 확인된다면 나머지 결재 라인을 조사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동규, 내달 10일 첫 재판...뇌물·수뢰 혐의
이런 가운데 유동규 전 본부장 첫 공판은 내달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첫 공판기일을 내달 10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정식 공판기일이라 피고인인 유 전 본부장은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사업 편의 제공 등 대가로 수 차례에 걸쳐 총 3억 52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다. 그는 2014~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하고 700억원(세금 공제 후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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