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음식점 허가총량제를 겨냥해 "몰락할 위험까지 국가가 간섭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직격했다.
최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는 나의 몰락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에게 접근하지 마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최근 정치인들에게서 경거망동이 자주 보이고 용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무지(無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는 "한 예를 들어본다. 어떤 대선 후보는 국가가 음식점 총량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허가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 교수는 "점입가경은 그것을 또 자유와 방임의 문제로까지 연결시킨다"며 "'무제한적 자유 속에 몰락할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도 한다. 택시 면허제나 의사 면허제도 택시 기사들이나 의사의 몰락을 막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대학 정원도 대학생들이나 대학의 몰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몰락 여부는 각자 하기에 따라서 정해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음식점을 여는 것을 자유로, 음식점이 망하는 것을 방임의 결과로 배치시키는 것은 무지의 결과"라며 "'망할 자유를 보장하는 게 국가의 역할인가'라는 표현에서는 듣는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다. '망할 자유'가 이 세계에 존재하느냐"고 물었다.
또 "무제한적 자유 속에 몰락할 위험을 감수하게 하지 못하면, 이혼율의 증가가 위험하니 이혼 총량제도 실시할 것"이라며 "'불량식품을 사 먹을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불량식품을 사 먹을 자유도 자유다. 국가는 식품 안전 관리에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자잘해진 자에게 권력을 주면 그것을 국민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쓴다"며 "큰 자가 권력을 가지면 그것을 허용하는 데에 쓴다"고 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민주와 자유를 위해 투쟁한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와 자유를 억압하는 일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 독재에 저항하고 투쟁한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의 냄새가 스믈 스믈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것은 민주와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희생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민주와 자유를 억압하려 들고, 독재에 항거하느라 젊음을 다 썼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독재를 시도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끝으로 "정치한다는 사람은 최소한 '인간은 파멸당할(destryed)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defeated) 않는다'는 헤밍웨이의 문장에 자신의 반 이상을 허용할 정도의 인격은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얼마나 자잘해졌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도 국회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 자유라는 게 방임에 이르면 안 된다"며 "무제한적 자유 속에 몰락할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물었다.
또 "모 후보 말씀처럼 불량식품을 사 먹을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면서 "그런 자유라는 이름의 방종, 횡포를 막는 게 국가공동체가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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