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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G] "1000달러 대신 내드려요"…美 이통사 5G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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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10-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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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이동통신사 사이에서 5G 가입자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고객에게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31일 라이트 리딩, 피어스 와이어리스 등 외신에 따르면 T모바일은 최근 고객의 5G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최대 1000 달러(약 117만원)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타사 고객이 T모바일 5G에 가입할 경우 T모바일은 이전 통신사에 남은 기기 결제 금액을 최대 1000 달러까지 대신 지불해준다.
돈 더 내고 서비스 못 받는 당신, 1000 달러 대신 내 드립니다
T모바일은 프로모션 대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5G 서비스는 덜 받는 AT&T와 버라이즌 고객'이라고 명시하며 경쟁사인 AT&T와 버라이즌의 5G 고객을 겨냥했다. 또한 '고객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T모바일의 5G 네트워크에서 (커버리지를) AT&T보다 거의 2배, 버라이즌보다 4배 더 크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프라이어(Jon Freier) T모바일 소비자 그룹 사장은 "최신 5G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AT&T와 버라이즌 고객은 종종 5G 커버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최근 타사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AT&T 고객은 휴대전화 사용 시간의 절반(44.8%)도 채 안 되는 시간만 5G 신호를 수신한다. 버라이즌 고객은 휴대전화 사용 시간의 약 3분의 1(34.3%)에 불과한 시간만 5G를 수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AT&T와 버라이즌이 5G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철회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새로 내놓은 마케팅이다.

시장조사기관 레콘 애널리틱스(Recon Analytics)의 로저 엔트너(Roger Entner) 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T모바일은 AT&T의 무시무시한 가입자 확대 열기를 느끼고 있다. 이에 T모바일로 전환할 경우 최대 1000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출시한다"며 "무선통신 시장의 경쟁이 살아있고,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AT&T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후불 전화 가입자 순증치가 92만8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6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크게 주목받았다. 또한 같은 시기 선불 전화 가입자는 24만4000명 순증해 이통사들이 선불 가입자를 후불로 전환해 가입자 증가 착시효과를 낸다는 시장의 추측을 반박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3분기 모빌리티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91억 달러(약 22조 4234억원)를 기록했다.

미디어 기술 관련 조사기관 라이트쉐드 파트너스(LightShed Partners)의 월터 피에치크(Walter Piecyk) 재무 연구원은 트위터에서 "과거 T모바일 경영진이 무료 아이폰 제공 등 프로모션에 반대했던 것을 고려할 때, 경쟁적인 프로모션에 대한 입장을 다소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 같은 공격적인 5G 가입자 확보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AT&T다. 지난해 10월 애플이 아이폰12를 출시하자 AT&T는 기기 보상 판매와 더불어 일부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최대 기기를 공짜로 제공하는 프로모션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 결과 AT&T는 올해 1분기까지 가입자 약 140만명을 신규 확보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미국 이통사 사이에서 5G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경쟁적인 마케팅이 시작됐다.

피어스 와이어리스는 "스마트폰 프로모션은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이 휴가철에 새 기기를 구매하고, 애플이 최신 아이폰을 출시하는 4분기에 더욱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버라이즌과 AT&T가 오는 12월 중대역 주파수 C-밴드(3.7–3.98㎓)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촉진하는 요소다.

24㎓ 이상 초고주파 대역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LTE(4G) 대비 약 20배까지 빠르지만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하고, 도달거리도 짧아 서브6(6㎓ 이하) 대역보다 망 구축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도입 초기 5G 커버리지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버라이즌은 결국 지난 2월 C-밴드 주파수 경매에서 455억 달러(약 53조원)라는 막대한 금액을 들여 주파수를 확보했다. AT&T 또한 경매에서 버라이즌 다음으로 많은 금액인 234억 달러(약 27조원)를 지불했다.

T모바일은 4위 사업자 스프린트를 인수·합병(M&A)해 앞서 2.5㎓ 중대역 주파수를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한발 앞서 5G 품질을 끌어올려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경쟁사들이 중대역 주파수를 도입해 5G 품질을 본격적으로 향상하기 이전에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美 이통사, 역대급 경쟁 펼치지만…반도체 공급난에 발목 잡힐까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통사의 이 같은 프로모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라이트 리딩은 "미국 이통사들이 5G 스마트폰 할인 등 프로모션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로 해당 스마트폰을 적시에 고객에게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올해 아이폰13 시리즈 생산량 목표치를 9000만대에서 8000만대로 줄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 등 업체가 애플에 납품할 반도체 물량을 맞추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여기에 베트남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아이폰 카메라 부품 공장이 조업에 차질을 겪었다. 중국에서는 전력난으로 아이폰 부품 공장의 정상 가동이 어려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하자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당초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9% 성장한 14억5000만대 규모로 예측했으나, 최근 보고서에서 전년 대비 6% 성장한 14억1000만대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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