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떴는데 주가는 반 토막…세종메디칼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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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10-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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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주에만 주당 7840원→ 4115원으로 급락

  • 올해 8월 경영권 매각 과정 사모펀드 지분 참여

  • 코로나 치료 임상 돌입 제넨셀 투자 호재 공시

  • 액면분할→이틀간 1487만주 전체 지분 37% 매도

[세종메디칼 CI]



지난 8월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매각된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의 주가가 단 4일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특별한 악재도 없는 상황에서 주요 주주가 대거 매도주문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세종메디칼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의 지분 중 일부만 1년간의 보호예수가 걸리고 나머지는 안전장치 없이 시장에 풀려버린 결과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복강경 수술기구 전문업체 세종메디칼은 지난 10월 26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특히 27일은 하한가를, 28일은 -22%대의 큰 낙폭을 기록했다. 25일 7840원을 기록한 세종메디칼의 주가는 29일 4115원으로 마감했다.

이 기간 세종메디칼의 경영과 관련돼 드러난 악재는 없었다. 오히려 이 시기는 호재성 소식을 전하던 때다. 세종메디칼 측은 지난 20일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넨셀에 113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된 뒤, 27일에는 제넨셀이 경구용 코로나 19 치료제의 임상계획을 승인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진전을 보인다는 소식에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장 초반부터 주가가 급락해 하한가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틀 동안 매도 주문이 특정 창구에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27일부터 이틀 동안 기타법인 세 곳과 개인 한 명이 총 1487만4830주를 내다 팔았다. 전체 지분의 37%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세종메디칼을 지난 28~29일 동안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을 이유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매도 주문을 낸 주체를 현재 세종메디칼의 지분을 보유 중인 사모펀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존 최대주주인 정현국 전 대표가 경영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사들인 사모펀드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정 전 대표는 본인(29.54%)과 아들 정윤호 세종메디칼 부사장(10.42%), 처남 조성환 세종메디칼 대표이사(7.91%), 딸 정민영 세종메디칼 전무(5.92%), 부인 조영임 씨(4.45%) 등이 보유한 구주 지분 58.25%를 제3자에게 팔면서, 제3자대상 신주인수권도 함께 발행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했다.

주로 신주인수권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한 사모펀드는 레드로버의 사내이사 출신인 이재철 대표가 이끄는 타임인베스트먼트다. 지분율은 16.67%다. 구주 대부분은 재무적 투자자로 딜에 참여한 엠오비컨소시엄과 '21-13호 마사 신기술조합 제44호'가 가져갔다. 지분율은 각각 16.03%이다. 

경영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타임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은 1년간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하지만 다른 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에는 보호 예수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매도 주문의 주체가 엠오비컨소시엄으로 보이는 이유다.

당시 엠오비컨소시엄이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사들인 지분의 취득단가는 1주당 1만9180원이다. 최근 주식을 1:5로 액면분할을 했다는 점을 반영하면 3836원 수준이다. 분할신주가 상장된 지난 10월 20일 세종메디칼의 종가는 6600원이었다. 이후 대규모 매도주문이 쏟아지기 직전인 26일에는 7560원에 장을 마쳤다. 엠오비컨소시엄 등이 보유 지분을 팔았다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거뒀을 가능성이 높다.

주가는 폭락했지만 경영권을 가진 타임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도 손실을 입은 것은 아니다. 타임인베스트먼트 측이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사들인 신주의 인수가격은 당시 세종메디칼의 1/3 수준인 922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근 액면분할을 반영할 경우 1844원에 불과하다. 현재 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피해는 개인 주주들만 입었다는 게 투자자들의 하소연이다. 한 세종메디칼의 개인주주는 "호재성 보도자료에 혹해서 빚을 내서 투자했다가 반대매매를 당할 상황에 몰렸다"며 "비슷한 사정의 투자자들이 많다보니 개미지옥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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