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최근 독자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비행시험을 실시했고, 위성항법, 우주탐사 등 분야로 우주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우주개발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모리슨 총리는 “우주 분야에서 한국에 우수한 과학자가 많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에 배석한 장관이 우주 분야도 담당하니,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모리슨 총리는 “한국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에 대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호주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성명을 공동 발표했다.
한-호주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은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 정부가 향후 10년 이상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 및 비용절감 노력의 공동플랫폼이 될 예정이다.
2015년 제21회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 시 채택된 파리협정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1.5℃ 이하 상승과 국가별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은 수소(공급망‧상용차‧발전), 철강,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시멘트‧화학물질 생산 및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 에너지저장, 태양광, 중요광물 등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동시에 LNG 산유국인 호주는 수소 생산·추출 등 수소 공급에 장점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는 향후 수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양국은 수소 공급망, 저탄소 철강, CCUS 워킹그룹을 통해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굴함으로써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기술혁신을 이룩하고 관련 분야의 국제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 국가이자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양국이 다양한 글로벌 분야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양국 국민들이 관계 발전의 실질적 혜택을 향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모리슨 총리의 호주 방문 요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를 연내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 “문 대통령이 방문하시면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호주는 한국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으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방 교류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라면서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G20 차원에서 국제적 규범을 논의할 필요가 있어 내년 의장국에 2022년 G20의 의제로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의 광물자원 1위 공급 국가인 호주와의 핵심광물 분야 협력 강화는 긴요한 만큼 향후 ‘한-호 핵심광물 협력 대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호주 내 자원개발 프로젝트 참여, 공동 R&D 등 구체 협력 과제가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한국과 호주 간에는 장기간 에너지를 매개로 협력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고, 이제는 저탄소 기술과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파트너십으로 전환을 해가는 단계”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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