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 '중위험 중수익' 투자 상품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대내외 요인으로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과 같이 다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ELS의 매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LS는 개별 주식 또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주가지수와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지는 파생결합증권 중 하나다. 통상 2~3년간 운용되며 수개월마다 기초자산인 개별 주식 또는 주가지수의 가격이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조기상환돼 보다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다.
특히 ELS는 자산을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는 동시에 일부는 개별 주식 또는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주식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2019년에만 99조9011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코로나19 충격으로 시장이 급격하기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ELS 발행 규모는 69조336억원으로 30.90% 급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ELS 주요 기초지수로 사용되는 홍콩 H지수가 급락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좀처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1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ELS(ELB 포함) 발행금액은 3조9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4조1932억원)보다 6.42% 줄어든 규모다. 지난달뿐만 아니라 올해 분기별로도 발행 규모가 최소 10% 이상 줄었다. 1분기에는 18조8081억원이 발행됐으나 올해 2분기 16조7729억원으로 10.8% 줄었다. 3분기에는 11조602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8% 더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ELS 발행 감소 배경으로 H지수 급락으로 관련 ELS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고 여기에 삼성전자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 관련 물량 역시 일부 상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쿠폰 수익률은 올라가 ELS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200을 비롯해 홍콩 H지수 등 ELS 기초지수로 활용되는 지수 등이 일부 하락하면서 ELS 기준가격이 낮아지는 반면 쿠폰 수익률이 이전에 비해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LS 시장 역시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쿠폰 수익률보다 상환 조건 충족 여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파생상품시장분석 이사는 "쿠폰 수익률 측면에서는 최근 상황이 상반기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상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흐름이 더 중요하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인플레이션 논란 등으로 지수 가시성이 약화된 점을 참고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만 본다면 조기상환 기회가 높은 ELS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대수익률이 높은 ELS는 조기상환 기회가 낮아질 수 있어 쿠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보다 상환 조건이 유리한 ELS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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