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을 세계적인 백신 생산 및 보급 기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K-글로벌 백신 허브화'를 가속화한다. 백신 관련 기업 육성과 지원을 약속하고, 6조30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지원한다.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는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 2차 회의를 개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분야별 세부 계획을 논의했다. 백신·원부자재 기업 육성을 위한 생산설비 구축자금을 지원하고, 6조2900억원 규모의 민간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다뤄졌다.
추진위는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첫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정부·민간 위원 총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우선 정부는 국내 백신·원부자재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설비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실과 거리가 먼 규제도 과감히 개선할 방침이다. 민간에선 오는 2024년까지 약 6조2900억원 규모의 민간 설비투자가 진행되거나 계획 중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4공장 건설에 2022년까지 1조7400억원을 투자하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송도 5·6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등 총 4조2400억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제4공장 및 연구센터 건설과 제4공장 착공 준비를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00억원을 들여 송도 백신연구소를 건립하고 프레스티지 바이오로직스는 2260억원을 투자해 오송 바이오폴리스 2공장을 짓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투자 계획은 있으나 자금 여력이 부족한 백신·원부자재 기업을 대상으로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생산 지원을 위해 2021년 추가경정 예산으로 확보한 180억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 중 백신 기업으로는 에스티팜, 큐라티스, 한미약품 등 9개 기업을, 원부자재 기업으로는 한미정밀화학, 아미코젠, 셀리드 등 5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보조금 지원을 마무리하고, 향후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에 따라 추가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사전행사로 백신 원부자재·장비 분야 글로벌 기업인 독일 '싸토리우스'사의 국내 투자유치 업무협약(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싸토리우스는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인천광역시와 향후 3년간 인천 송도에 3억 달러(약 3529억2000만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싸토리우스는 인천에 1억 달러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는데, 이번 협약은 투자 금액과 계획을 확정짓는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지난 9월 글로벌 기업 싸이티바가 5250만 달러(약 621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기업이 국내에 생산 및 부대시설을 설립하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제1호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돼 '백신주권'을 실현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며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 혹은 2상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신속하게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상에 진입한 기업에 대해 선구매, 허가·승인 기간 단축 등 범정부 차원의 집중 지원체계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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