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가칭)'을 구축하고, 신개념 공공서비스를 시작한다.
올 연말 보신각 타종행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아바타 공무원이 민원 상담서비스에 적극 투입된다. 오는 2026년까지 3단계에 걸쳐 경제‧문화‧관광‧교육‧민원 등 시정 전 분야 행정서비스에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5개년 '메타버스 서울 추진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2022~2026년까지 추진하는 지자체 최초의 메타버스 정책 중장기 종합계획으로, 오세훈 시장이 '서울비전 2030'에서 제시한 '미래감성도시' 분야 핵심전략 중 하나다.
정책은 2022년 도입기를 거쳐 2023~2024년 확장, 2025~2026년 정착기 등 3단계에 걸쳐 구현한다. 내년엔 1단계 사업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경제‧교육‧관광 등 7개 서비스를 도입한다. 플랫폼은 내년 1월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구축해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기본계획은 공공‧민간의 메타버스 동향과 서비스 수요를 반영해 7개 분야 20개 추진과제를 담았다. 7개 분야는 △경제(메타버스 활용 산업생태계 육성) △교육(메타버스 기반 체감형 학습지원) △문화관광(시공간 제약 없는 온택트 문화 마케팅) △소통(시민 중심의 맞춤형 열린 소통) △도시(현실과 가상을 결합한 XR기반 도시혁신) △행정(현실보다 편리한 신개념 가상 행정) △인프라('메타버스 서울'의 안정적인 인프라 조성) 등이다.
올해 파일럿 프로그램인 연말연시 가상 보신각 타종 이벤트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가상 시장실이 메타버스에 구축되며 아타바 공무원이 상주하는 종합민원실 '메타버스120센터(가칭)'도 생긴다. 시청 민원실을 찾아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민원‧상담 서비스를 메타버스 상에서 아바타 공무원과 만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메타버스에 기반한 '서울핀테크랩 플레이그라운드'(가칭)가 오픈해 서울시의 핀테크 지원정책을 소개하고 입주기업 홍보, 투자IR 개최, 전문가 멘토링‧컨설팅, 교육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메타버스 인베스트서울'과 메타버스 기업들과 협업해 콘텐츠 창작기반을 조성하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놀이터(가칭)'도 생긴다. 34개 대학과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고 있는 서울캠퍼스타운에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도입해서 창업기업 간 교류‧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교육, 캠퍼스타운 페스티벌, 홍보관 등 다양한 가상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서울시민대학 가상 캠퍼스를 메타버스 상에 조성한다. '서울런'은 강의, 멘토링, 진로설명회 등과 연계해 메타버스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관광자원도 '메타버스 서울'에 구현한다. 광화문광장, 덕수궁, 남대문시장 등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가상관광특구'로 조성하고, 메타버스 상에서 시티투어버스도 운영한다.
돈의문, 종묘의식 등 소실된 역사자원을 재현하는 등 가상 핫플레이스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유명맛집 등 실제 상점도 입점한다. 가상공간 단체여행과 거리공연 등 새로운 관광서비스도 발굴한다.
서울드럼페스티벌, 빛초롱축제, 정동야행 등 서울의 대표축제에 단계적으로 메타버스를 적용하고, 아티스트와의 소통 등 각종 체험 이벤트도 추진한다. 박물관, 미술관 등을 실제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실제와 동일한 관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시 문화시설들을 대상으로 가상 전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과 현실이 결합된 확장현실(XR) 기술을 적용해 도시관리 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서비스도 개발한다. 시각,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콘텐츠인 'XR 실감도시'와 경복궁, 서촌일대 문화재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과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스마트 실감‧체험공간도 조성한다.
서울시는 행정 전반에 메타버스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각종 신기술과 연계한 메타버스 기반 비대면 근무환경이 구축되면 시공간 제약없이 공무원들의 행정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공간의 스마트오피스를 조성하고, AI‧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AI 공무원도 도입해 실제 공무원의 분신인 아바타 공무원과 함께 근무하는 지능형 스마트워크를 실현할 계획이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메타버스는 기술 수준, 사용자 수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공공수요와 민간기술을 결합한 메타버스 신대륙을 개척해 명실상부한 스마트 포용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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