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박에도 승승장구 카카오, 네이버 매출 첫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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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11-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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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매출 1조7408억원, 전년비 58% 증가

  • 네이버 라인 매출 제외한 사이 빠르게 추격

  • 웹툰·게임·블록체인·AI 내세워 글로벌 공략

카카오 3분기 실적 요약[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인터넷업계 맞수 네이버의 분기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게임,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관련 사업이 크게 성장한 결과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콘텐츠,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을 앞세운 글로벌 진출 전략도 소개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조7408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는 카카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네이버 매출(1조7273억원)도 뛰어넘었다. 카카오가 네이버 매출을 역전한 건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네이버는 야후재팬과 라인의 경영통합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라인 매출을 실적에서 제외했다. 라인은 매분기 6000억~7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왔다. 그 사이 카카오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빠르게 추격해왔고, 결국 매출 역전까지 이뤘다.

일등공신은 게임 사업이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국내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4631억원을 기록했다. 웹툰·웹소설을 포함한 스토리 사업과 카카오페이·모빌리티 등 신사업, 광고 사업인 톡비즈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역전에 힘을 보탰다. 미디어 부문도 영상 제작, 매니지먼트 사업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831억원을 기록했다.
 

조수용(왼쪽),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카카오 제공]

영업이익은 16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성장했지만, 네이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3498억원이다. 이는 네이버가 이익률이 높은 광고 사업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서치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47%다. 반면 카카오는 30% 이하다.

앞서 카카오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6월 15일 주가가 14만4500원에 마감해 시가총액 64조1478억원을 기록, 네이버(시총 63조5699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향후 카카오는 게임,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지급 수수료 절감, 오딘 해외 판권 확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재팬은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바꾸고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첫째로 공략할 국가는 프랑스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프랑스는 일본 망가 콘텐츠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문화권으로 알려져 있고,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매우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픽코마가 2016년에 진출했던 일본의 콘텐츠 시장과 매우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에 프랑스는 픽코마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테스트 베드로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앞으로 글로벌 확장을 하는 데 있어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될 신규법인인 크러스트를 지난 8월 설립했다”며 “우선적으로 클레이튼 블록체인 플랫폼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 구상 중에 있고 AI나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들과도 협업하며 글로벌 신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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