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후 외교 이어 文, 헝가리서 ‘경제 외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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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헝가리)=김봉철 기자
입력 2021-1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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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영국·헝가리 방문…7박 9일 유럽 순방 일정 마치고 귀국

  • 원전·방산 등 V4와 경제 협력 논의…국산 전투기 FA-50 수출 성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부다페스트홀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 그룹(V4)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찾은 헝가리에서 ‘경제 외교’에 주력했다.

이탈리아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바티칸 공식 방문에서 ‘평화 외교’, 영국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 외교’에 이어 헝가리에서는 경제 협력 성과에 집중했다.

1989년 옛 동구권 국가 중 처음 한국과 수교를 맺은 헝가리는 북방 외교의 시발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국내 수출기업들의 유럽진출 교두보로 각광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은 한-V4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등 V4(비셰그라드 그룹) 총리들과 제2차 한-V4 정상회의 및 업무 오찬을 하고 △한-V4 관계 증진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한 실질 협력 강화, △지역 정세 등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V4 정상회의는 우리와 EU 지역 국가그룹 간 유일한 정상급 협의체로 2015년 1차 회의 이후 6년 만에 개최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날 헝가리 대통령에 이어 이날 슬로바키아·폴란드·체코 총리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이어가며 과학기술·인프라·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그 결과, 슬로바키아와는 FA-50 전투기 총 10대, 5억 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수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FA-50는 지난달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1)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탑승한 국산 전투기 기종이다.

문 대통령은 폴란드와 인프라·원전·방산 등 협력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현지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경제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폴란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체코와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양국 교역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36억 달러를 기록한 것을 환영하고, 자동차·제조업 등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V4 정상들은 탄소중립 대비와 동시에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수소경제 등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V4가 비셰그라드 기금(IVF)을 통해 서발칸 및 동방 파트너십 국가들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해 온 것을 의미 있는 제3국 지원 협력 사례로 평가하고, 비셰그라드 기금을 활용한 개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 이번 유럽 순방과 관련해 “평화, 기후, 경제 3대 외교라고 평가한다”면서 “이번 다자회의에서 선도 국가로서의 위상을 강화한 점,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국가로서의 어떤 실리를 선점한 것을 성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의 ‘한-헝가리 간 원전 공감대’ 발언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변화하는 건 전혀 없다”며 “우리의 탈원전 정책은 2080년까지 아주 장기적으로 원전의 비율을 줄여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V4 정상들과의 회담을 끝으로 7박 9일 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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