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긴축 시대] '영끌족' 추격 매수 끝나…"투기수요 줄며 집값 상승 둔화할 듯"
집값을 천장까지 밀어 올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시대가 저물었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가 함께 힘을 발휘하면서 2030 세대의 추격 매수가 차단되고, 대출을 왕창 받은 빚투족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돈줄 옥죄기에 투기적 가수요가 줄어들면서 미친 집값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주택시장을 지탱해 온 ‘주택공급 부족’ 담론에서 ‘이자 부담’ 문제로 초점이 이동하면서, 활활 타오르던 집값 상승 기대심리도 한풀 죽을 것이란 평이다.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집값 상승세를 지탱했던 2030세대의 추격 매수가 어려워지고 투기적 가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기준금리를 찔끔 올려봤자 ‘집값 못 잡는다’는 생각이 팽배했지만 미국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으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전 세계 금리인상 기조까지 확산하면 내년에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에 대출을 왕창 끌어다 쓴 MZ세대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영끌족’으로 불리는 2030 MZ세대들은 ‘이생집망’(‘이번 생애에 집 사기는 망했다’의 줄임말)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거 집을 사들였다. 한국부동산이 발표한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분석하면 올해 1~9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2030 매수 비중은 평균 42%로, 작년 같은 기간(36%)보다 6%포인트(p)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 "美 테이퍼링 영향 제한적...변동성 확대 대응 위해 '긴급 바이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많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안정 조처를 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국채 금리 급등으로 요동치는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2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매입(바이백)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연준을 비롯해 정상화 단계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국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헝다그룹,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경기 회복 속도와 각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워 금융시장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차관은 "앞으로 미국의 테이퍼링 전개 상황과 주요 통화 당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하면 신속히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해소에 증시 일단 안도감…‘외국인 투심’ 수급에 주목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해소에도 불안 심리는 쉽사리 걷히지 않는 모습이다. 불안한 대외환경으로 외국인들의 유출이 잇따르고 있고, 현재 분위기가 쉽사리 반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달러 약세 및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 등 대외환경도 개선되고 있어 조정 시 매수에 나서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1포인트(0.25%) 오른 2983..22로 마감했다. 그간 매도세를 나타내던 외국인들이 333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장을 이끈 모양새다. 여기에 기관도 3169억원을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외국인들의 복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종료 시기를 경제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음을 언급했고,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당장 진행하지 않을 것을 강조한 만큼 테이퍼링 이슈가 악재보다는 오히려 호재에 가까웠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전날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며 강세를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상승 폭은 제한적이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입김에 쉽게 흔들리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부진에 대해 “달러 강세와 높은 제조업 및 수출 의존도, 압도적인 반도체 비중이 이유”라면서 “특히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내년 실적 전망 하향조정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스피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의 매매에 따라 휘둘리는 매우 취약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기업 이익 모멘텀 둔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피크아웃 논리에 따라 쉽사리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을 이겨낼 매매 주체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도 상승장으로 이어질 만한 토대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이경민 연구원은 “FOMC를 계기로 달러가 약세로 반전했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격과 밸류에이션 매력에 근거한 기술적 반등 시도가 지속될 발판은 마련됐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 순항... 한국·대만 앱스토어 매출 1위
엔씨소프트의 신작 멀티플랫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W’가 4일 한국, 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게임이 출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거둔 성과다.리니지W는 이날 0시에 한국과 대만, 일본을 포함한 12개국에 출시됐다. 현재 10개 월드, 120개 서버를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출시 후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려 서버를 긴급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