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자자오예(佳兆業, 카이사, 01638.HK)와 자회사의 주식이 5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됐다.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자자오예와 자회사 자자오예메이하오(佳兆業美好, 02168.HK), 자자오예젠캉(佳兆業健康, 00876.HK), 자자오예즈번(佳兆業資本, 00936.HK) 주식의 홍콩 증시 거래가 5일 잠정 중단됐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주식 거래가 중단된 명확한 사유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는 만기를 맞은 자회사 발행 금융투자상품을 상환하지 못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자자오예가 전날(4일) 만기를 맞은 자회사 발행 금융투자상품을 상환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향후 회사채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자오예는 4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진헝재부(錦恒財富)가 발행하고 자자오예가 보증한 128억 위안(약 2조원) 규모 금융투자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 홍콩명보 등이 이날 보도했다.
자자오예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헝다(恒大) 사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기와 신용평가등급 하락 등의 이유로 전례 없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궈잉청(郭英成) 자자오예 회장도 투자자들에게 전화로 "가능한 한 빨리 해결책을 제공하겠다"며 "잠시 말미를 주면 상환할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자자오예는 이날 열린 투자자 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매월 10%씩 상환, 우선 원금을 상환한 후 이자를 분기마다 내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투자자들이 자자오예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투자자들은 전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홍콩명보가 전했다.
자자오예는 현재 122억8700만 달러(약 14조원) 상당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중 향후 1년간 갚아야 할 달러채 규모는 32억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당장 오는 11일과 12일에 총 5900만 달러가 넘는 달러채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내달 7일 4억 달러 상당의 달러채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자자오예의 디폴트 위기는 예고됐었다. 이에 지난 10월부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자자오예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앞으로 6~12개월 사이에 유동성 저하와 차환 리스크 상승이 예상된다며 자자오예의 기업신용등급(CFR)을 'B1'에서 'B2'로 인하했고 피치도 자자오예 장기 외화표시 발행자 등급(IDR)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도 자자오예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놓은 상태다. 이른 시일 내에 상당한 규모의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고 자자오예의 자본 구조 또한 지속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자자오예의 주가는 4일 15.13% 급감했다. 자자오예 자회사 자자오예메이하오와 자자오예젠캉의 주가도 이날 각각 11.18%, 19.17% 미끄러졌다.
한편 자자오예의 금융투자상품 상환 실패가 민심 동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선전시 당국은 5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부동산업체 화양녠(花樣年, 판타지아)과 자자오예의 유동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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