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골프 투어를 대표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 2년 동안 갤러리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유행 선언 이후다.
당시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세계적인 투어도 일시 정지를 누르고, 동태를 살폈다. 이후 시즌이 재개됐지만, 갤러리는 허용되지 않았다.
범유행 선언 7개월 후 몇 대회에서 500명 제한으로 갤러리를 입장시켰다. 올해 초부터는 갤러리를 대폭 늘렸다. 8000명을 거쳐 1만명까지다.
조금씩 늘어나더니 이제는 완전히 개방했다. 지난달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PGA 투어 2개 대회가 열렸다. 슈라이너스 아동 오픈과 더 CJ컵 @ 서밋이다. 두 대회에서는 손 소독제를 나누어 주고,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팻말을 설치했지만, 갤러리 99%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PGA 투어 한 관계자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는다"며 웃었다.
실내에서도 별반 차이는 없다. 규칙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시 퇴장'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있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더 CJ컵 @ 서밋은 슈라이너스 아동 오픈보다 갤러리 수가 적었다. 국내 기업이 하는 대회라 그런지 마스크를 쓰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갤러리들은 라스베이거스 볼 파크에서 짐 검사와 손 소독제 사용, 마스크 착용을 해야지만 대회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회장에서도 곳곳에 소독제가 설치됐다. 슈라이너스 아동 오픈보다 나은 방역이지만,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같았다.
두 대회를 마치고, 귀국해 부산을 방문했다. PGA 투어에서 보지 못했던 강한 방역을 LPGA 투어 대회(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느꼈다.
이 대회는 이너·아우터 버블로 나누어서 대회를 운영했다. 선수와의 접촉을 원천 차단했다. 마스크 위에는 페이스 쉴드를 썼다. 강한 방역이지만, 이마저도 허점이 드러났다. 프로암 행사에서 선수들과 VIP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에는 '갤러리 입장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2주 뒤 영국왕립골프협회(R&A), 마스터스 토너먼트,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의 대회인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AAC)과 여자아마추어아시아태평양(WAAP) 대회 취재차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다.
AAC의 선수와 관계자는 약 150명이다. 코로나19 검사를 항원과 유전자 증폭(PCR)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음성이 나올 때까지 호텔 방에서 격리했다. 음성이 나온 사람들끼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녔다. 실내와 실외에 대한 구분 없이 자유로웠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갈라 디너를 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국, 미국, 영국이 주최하는 대회의 방역 상태를 보니 단계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과 영국의 방역은 허술하다.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사람이 많으니 무감각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한국은 방역에 대해 민감하다. 한국과 미국·영국의 방역 그사이 어떠한 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재 PGA와 LPGA 투어 대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봤을 때, PCR 검사와 실내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실외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홀마다 인력을 배치해 거리두기를 권고해야 한다.
갤러리 수도 방역 당국, 지자체와 협의해 단계적 증원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약 8만명이다. 총 확진자는 약 4700만명이다. 사망자도 하루에 1000명 이상 나온다.
영국은 하루에 약 3만5000명이 나온다. 총으로는 920만명이다.
한국은 하루에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총확진자 수는 두 국가에 비하면 약 37만명에 불과하다.
두 국가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한국 만의 갤러리 개방과 방역이 필요할 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