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 출발은 합격점…엔씨 주가 회복위해선 매출·트래픽 지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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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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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W가 매출 측면에서는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다만 게임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전문가들은 리니지W가 전작 대비로는 개선된 점이 보이는 만큼 향후 이용자 수 추이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급등·급락 오가는 엔씨소프트 주가…리니지W가 어떻길래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4.87%(2만9000원) 오른 62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KRX게임 K-뉴딜지수'가 전일 대비 1.46%(21.14포인트) 오른 1467.45포인트로, 코스피는 0.47%(13.95포인트) 내린 2969.27로 마감한 점을 고려하면 시황, 업황 대비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전날인 4일 종가는 전일 대비 9.44%(6만2000원) 내린 59만5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에는 56만7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인 55만5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요동친 배경에는 지난 4일 글로벌 공개된 리니지W가 자리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나서 '마지막 리니지'라는 표어를 내걸었을 정도로 사활을 걸었던 신작이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 특유의 과금구조(BM)를 완화하는, 수익보다는 이용자 저변 확대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던 신작이기도 하다.

◆ 양대마켓 매출 1위로 '합격점' 달성…'오딘' 기록 넘어설까

매출 측면에서 리니지W의 첫 출발은 순조로운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W의 첫날 매출은 약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출시된 리니지M의 107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 5월 출시 직후 구글과 애플 양대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첫날 매출은 100억원을 밑돌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리니지W는 출시 첫날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1위 게임을 기록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첫날 4위로 시작했지만 6일 1위를 달성하면서 양대 마켓 1위에 등극했다. 앱스토어 매출이 주간 단위로 집계되는 점을 감안하면 목요일 출시된 리니지W는 단 3일간의 매출로 기존 게임들의 6일치 매출을 넘어선 셈이다.

업계에서는 리니지W의 출발이 간신히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대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는 엔씨소프트가 '당연히 거둬야 하는 성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니지W는 리니지IP로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를 장기 집권했던 엔씨소프트가 4년을 준비한 신작인 만큼 관건은 '1위를 하느냐'가 아닌 '역대 최고 매출을 넘어설 수 있느냐'였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리니지W의 매출 1100억원 돌파 시점이다. 앞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차지하고 있던 양대마켓 매출 1위를 빼앗아간 오딘은 출시 40일만에 매출 11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엔씨소프트에 모멘텀이 오기 위해서는 오딘보다 빠르게 매출 1100억원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게임성에 대한 평가는 '혹평일색'…극악의 확률형 BM 여전

다만 게임성에 대한 평가는 혹평이 주를 이루는 중이다. BM이 일부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게임 운영에 있어서도 잡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게임 서비스와 이용자 수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쇼케이스에서 리니지W에는 '아인'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인'은 주기적으로 결제하지 않으면 게임 내 재화와 경험치 획득에 제약을 주는 시스템이다. 결제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게임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의 이용자로부터 비난받아 왔다. 또 지난 8월 출시된 '블레이드&소울2'에는 아인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이름만 바꾼 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이에 대한 반발로 게임 이용자가 급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문제는 리니지W에도 거액을 투자하지 않으면 경험치 획득이 다른 이용자와 차이가 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리니지W에 존재하는 인형 시스템은 최고 등급인 영웅급 인형을 장착하면 최대 100%의 추가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이용자가 영웅급 인형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 '뽑기', 즉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영웅급 인형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은 0.0882%로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웅급 인형 획득에 필요한 비용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일에는 게임 내 보상을 중복 수령할 수 있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게임 내 재화가 복사되고 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임시점검을 통해 해당 현상을 즉각 수정하고 중복 수령한 보상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주가 방향성 예단하긴 일러…트래픽·4분기 실적 주목해야

증권사들은 리니지W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지는 않은 만큼 첫날 급락은 과도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용자 수 추이나 매출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가 첫날 트래픽과 매출이 모두 대호조인 만큼 첫날 주가 급락은 과도했다"며 "리니지W는 블레이드&소울2의 실망감을 상당부분 만회하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 비해 BM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매출도 준수한 것으로 집계되는 만큼 7월같은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지나친 기대감으로 추격매수하기 보다는 매출과 이용자 수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52주 최저가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당장 급하게 매도할 필요는 없겠지만 급하게 매수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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