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란을 막자"...이통사 '망 이원화' 급물살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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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11-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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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전 통신구 화재 당시...망 이원화 법안 나왔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

  • 일부 유통점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상 백업망 마케팅 가속화 전망

KT 인터넷망 장애로 지난 10월 25일 오전 경남 창원시 한 무인 카페에 '네트워크 연결 상태 확인 요망'이라는 알림 메시지가 떠 있다. [사진=연합뉴스]
 

KT 통신망 장애 사고 이후 이통사 ‘망 이원화’가 통신 대란을 막을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용 문제로 망 이원화를 하지 않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사업자가 망 이원화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 통신망 장애 사고 당시 망을 이원화하거나 삼중화한 곳은 사실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의 경우 2017년부터 유선 2개 회선에 무선 1개 회선을 더한 ‘망 삼중화’를 시행 중이다.

메인 유선망 장애가 발생하면 백업 이통사로 연결되고, 이것도 단절되면 LTE 무선통신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 중인 SPC그룹도 피해가 없었다. KT 인터넷을 사용하는 매장의 포스가 작동하지 않는 동안 별도의 서브 카드단말기 결제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망을 이원화하지 못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통신 장애의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지난달 25일 숙박·음식점업 카드 사용액은 사고 당일 전후 3일 동일 시간대보다 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10월 18일과 비교하면 17.2%(6억1000만원)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카드사용액이 급감한 것과 달리 전체 업종의 총 카드사용액은 증가했다. 사고 당일 오전 11시∼오후 1시 전체 업종의 총 카드사용액은 51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후 3일 동일시간대 평균 467억1000만원보다 9.5%(44억2000만원) 증가한 수치다. 

특정 이통사의 기지국이 화재나 지진으로 손상될 경우 다른 이통사의 망을 활용해 통화나 문자를 제공하는 ‘재난로밍 서비스’도 작동하지 않았다.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 문제가 중심 네트워크까지 번지면서 재난로밍 서비스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3년 전에도 KT 통신구 화재 사고로 대규모 통신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화재 사고로 다수 금융기관의 현금자동입출금지(CD·ATM)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주회선과 보조회선을 모두 단일사업자로부터 제공받은 사업자의 피해가 컸다.

아울러 당시 지역 경찰의 112 통신시스템이 일부 작동하지 않은 사례도 발생했다.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소방·금융기관 망 이원화’를 골자로 한 전자정부법·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19년 1월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서 다시 한 번 국가·금융기관 ‘망 이원화 의무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의 일부 유통점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상 백업망 마케팅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피해가 컸기 때문에 백업망을 설치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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