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 품은 아파트 인기…집값·청약률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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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1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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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라·광교·동탄 등 호수공원 일대 지역 시세 이끌어

  • 한강조망 전통적으로 인기, 조망 여부에 따라 수억원 차이

호수공원 일대 아파트 시세(위)와 청라호수공원 전경. [자료=리얼투데이 제공]


수변 조망이 가능한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변 조망 자체가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데다 강이나 호수 등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시세는 같은 동 시세보다 평균 35%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기준 인천 청라호수공원(69만㎡) 옆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전용 84㎡ 평균 시세는 10억4500만원에 달해 청라동 평균(8억3877만원)을 20% 이상 웃돌았다. 특히 조망이 가능한 타입은 12억9500만원에 거래돼 일대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수원 광교호수공원(170만㎡) 옆 ‘중흥-S클래스’ 전용 84㎡ 평균가도 12억원으로 단지가 위치한 원천동 평균(8억1884만원)보다 50% 가까이 더 높다.

동탄2신도시도 동탄호수공원(46만㎡) 바로 앞 ‘더레이크 부영(3단지)’ 전용 84㎡ 평균가(11억9500만원)는 산척동 평균(8억8399만원)을 약 35% 웃돈다. 고양(일산), 세종 등도 호수 일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경쟁률도 높았다. 대전 갑천호수공원(예정)과 가까운 ‘더샵 도안트위넌스’는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53.5대 1을 기록 후 계약 시작 3일 만에 완판됐다. 은파호수공원을 품은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도 지난 6월 평균 55.7대 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 후 계약을 끝냈다.

또한 최근엔 아파트 시장에서 주로 적용되던 조망권 프리미엄이 오피스텔 시장까지 확산하고 있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부각되면서 쾌적하고 여유로운 주거환경을 요구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광교호수공원을 마주 보고 있는 오피스텔 ‘광교더샵레이크파크’가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이 오피스텔 전용 126㎡는 지난 4월 18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수원시 오피스텔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이어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 전용 146㎡는 15억7000만원, 힐스테이트 광교 77㎡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들은 모두 광교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호수공원 주변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도 최근 뜨겁다.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했던 ‘동탄2신도시 대방 엘리움 레이크파크’는 총 358실 모집에 1만686건이 청약 접수돼 평균 2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녹지만 펼쳐지는 것보다 수변이 더해지는 것이 집값 상승에 큰 도움을 주며, 건강한 삶까지 누릴 수 있어 부가가치가 더 높다”며 “호수공원 일대는 사람이 계속 모이는 만큼 상권이 발달하고, 행사 개최 등으로 지역문화의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청라), 대전(도안), 파주(운정) 등 호수가 이미 들어섰거나, 새로 조성할 계획인 곳에서 예정된 신규 분양도 있다.

청라호수공원 바로 옆에는 '청라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이 들어선다. 전용면적 84㎡ 702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또한 파주 운정호수공원(49만㎡) 부근에서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더 운정’ 분양 계획을 잡고 있다. 아파트 744가구와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로 이뤄진 주거복합단지다. 대전 갑천호수공원(예정) 부근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11월 ‘대전 도안 센트럴 아이파크’를 내놓는다. 전용 84㎡ 단일면적 총 377실로 짓는다.

또한 한강 등 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의 인기도 이전부터 꾸준하다. 한강 근처는 선호도가 높은 지역답게 분양시장에 등장하면 대부분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된다. 올해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서초구 반포동 한강 근처에 들어선다. 이 단지는 대출이 나오지 않음에도 1순위 청약에서 161.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강과 가까운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과 동작구 흑석뉴타운 '흑석리버파크자이'도 각각 255.53대 1, 95.94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강 조망과 더불어 한강공원 등 녹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산적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한강이라는 희소성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상승기에는 가격을 선도하고 하락기에는 하락의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같은 단지라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는 가격 차이가 있다"며 "한강 조망을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수요층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망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동산114가 지난해 서울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36개 단지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한강 조망 가능 여부에 따라 청약경쟁률 편차도 컸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의 경우 평균 143.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한강 조망이 어려운 단지는 75.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체 36개 단지 중 한강 조망이 가능했던 단지는 5곳이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PH129는 올해 전용 273㎡가 115억원(14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초호화 아파트다. 이외에도 서울 아파트 상위권에 드는 아파트들은 대다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100억원에 팔린 파르크 한남(전용 268㎡)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단지도 인기를 끈다. KCC건설이 지난 8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공급한 주거형 오피스텔 '해운대 라센트 스위첸'은 해운대 해변과 가까워 일부 가구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부각됐다. 해운대 라센트 스위첸은 222실 모집에 1만8299건이 접수돼 82.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자연 조망이 주택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은 만큼, 수변 인근 단지의 인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리조트에서나 볼 수 있는 조망권이 아파트 단지의 희소가치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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