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는 지난달 국방부에 군간부 친인척의 PX 직원 근무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해당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국방부 회신은 두 번 모두 ‘정보 없음’뿐이었다.
PX 근로자의 군 간부 가족, 친인척 등에 대한 자료는 개인정보로 채용 때부터 수집하지 않아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PX 직원 채용 현황’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지난해까지 소속군과 근무지역, 인원, 관계 등 현황을 지난해까지 집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블라인드 채용으로 전환한 때는 지난 2018년 5월부터다. 블라인드 채용 시행 이후 작년까지 보유하던 정보가 올핸 없다는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 채용담당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 때문에 관련 집계를 하지않는다”며 “현재의 보직으로 이동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년 데이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국방부가 채용 과정에서 블라인드 채용법을 실질적으로 실시하는지 의구심도 자아낸다.
블라인드 채용이 시행된 이후에도 군간부 가족이 PX 직원으로 상당수 포진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PX 직원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4일 기준 PX 직원 1285명 가운데 군 간부 가족 및 친인척은 391명으로 총 직원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군간부와 PX 직원의 관계에서 1순위를 차지한 것은 배우자였다. 군간부 배우자는 313명으로 군간부 가족 및 친인척 직원의 80%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육군 서울의 경우 군간부 가족 및 친인척 17명 모두 배우자였으며, 경기는 129명 중 103명이 배우자이다. 해병대는 5명 모두 배우자였다.
한편, 블라인드 채용은 채용 과정에서 편견이 개입돼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출신지, 가족관계, 학력, 외모 등의 항목을 걷어내고 지원자의 실력(직무능력)을 평가해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블라인드인데 어떻게 400명에 가까운 간부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채용됐는지 의문스럽다”면서 “혈세가 고스란히 간부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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