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에 배달 수요 급감… 배달비는 왜 더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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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1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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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건배달 등장 후 배달비 줄인상… 업주ㆍ소비자 부담 커져

  • 배달비 건당 5000원 육박… 수요 늘어도 안 내릴 듯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면서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식당‧카페 등의 영업제한이 풀리면서 외식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하지만 배달 수요 감소에도 배달비는 오히려 올라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첫 주인 지난 1~5일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약 2336만명으로 일주일 전 같은 기간 대비 4.2% 감소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서울 중부‧북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라이더(배달기사)는 “10~11월은 통상 비수기인데 10월에 비해서도 11월 들어 콜(주문)이 많이 빠졌다”며 “배달 효율이 떨어지는 콜이라도 받으려 전투콜(주문 배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도 홀(매장) 고객이 늘어난 대신 배달 주문이 줄었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는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배달에만 의존하는 배달전문점 업주에겐 치명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덮밥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달 들어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폭증한 배달 대행 수수료까지 따져보면 남는 게 없다. 직원 수를 줄여 인건비라도 아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배달 수요가 감소한 반면 배달비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이달 들어서도 일부 지역 배달 대행료는 30%가량 인상됐다.

서울 강서구 A 배달대행 업체는 이달부터 기본 배달료를 3500원에서 4300원으로, 성동구 B 배달대행 업체는 기본료를 3850원에서 4950원으로 올렸다.

물론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배달비를 조정한다. 하지만 시장에 ‘단건 배달’이 등장한 뒤부터 이미 배달비가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상황이다. 

단건 배달은 라이더 1명이 배달 1건만 처리하는 서비스로, 인근 지역 주문 3~5건을 묶어서 처리하는 일반 배달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라이더 입장에선 시간당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업체마다 프로모션 비용을 부담해 왔다. 

라이더들은 높은 수수료가 보장되는 단건 배달 업체(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배민1’ 등)로 몰려갔고, 이는 업체들 간 라이더 쟁탈전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배달비 줄인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업계 전반의 배달비 인상은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 전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추후 폭설과 같은 기상 요인이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배달 수요가 다시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배달비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올린 금액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데다 내년부터 라이더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 가입이 시행되면서 사업주와 라이더의 지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파와 연말 대목이 오면 배달 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겨울에는 라이더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달비가 다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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