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토론회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지난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선진국의 강력한 통화 및 재정정책과 백신접종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 두 차례 추경과 초저금리 상황에서 내수가 회복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박 실장은 "내년에는 우리나라와 신흥국의 백신접종 확대로 견조한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면서도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과 국내외 완화정책축소, 자산가격 상승 및 부채 확대에 따른 금융불균형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총생산(GDP) 항목별로 나누어 산출하는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5%로 올해(3.4%)보다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70%를 넘어선 백신 접종률과 소비자심리지수 개선, 위드코로나의 정책전환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건설투자는 올해(0.4%) 상반기를 저점으로 내년 3.6%로 반등하고 설비투자는 올해 8.3%에서 3.0%로 그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설비투자는 2021년의 빠른 증가 이후에도 기술격차 유지를 위한 반도체 투자 등으로 완만하지만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건설투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건설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2021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수출(8.6%→3.0%)과 총수입( 7.6%→4.2%)도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회복되면서 IT 품목을 중심으로 재화 교역이 확대되어 왔는데, 내년에는 서비스 교역의 점진적인 회복도 우리나라 교역 규모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고용률은 올해 60.4%에서 60.7%로 소폭 확대되고 취업자 수는 올해 34만명 증가한 뒤 내년 26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 3.6%에서 내년 3.5%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여성과 청년층 고용 회복이 미흡해 코로나19 충격의 상흔이 상당기간 남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목표수준인 2%를 기록하며 올해(2.3%)보다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공급측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 요인이 더해지면서 2% 이상의 상승률을 이어가다 하반기 들어 공급병목 현상 완화와 기저효과 등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올해 92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는 내년 들어 여행 등 서비스 지급 확대로 823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미국과 글로벌 성장격차 축소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수출호조 속 올해(1145원)보다 낮은 1135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다만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미·중갈등 격화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