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전일 대비 2.80%(1600원) 내린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만2600원으로 출발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중 한때 5만5700원으로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상승 반전에는 결국 실패했다.
지난달 7일 상장한 원준도 5.87%(6400원) 내린 10만27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에는 9만9200원으로 떨어지며 10만원선이 붕괴됐으나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낙폭을 축소하며 일부 회복에 성공했다.
이들 종목이 이날 급락한 배경에는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 해제가 자리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506만8543주에 대한 3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전체 상장 주식수 대비 1.1%에 달하는 물량이다. 원준도 기관투자자 16만110주와 기타주주 39만2000주에 대한 1개월 보호예수가 풀렸다. 각각 전체 상장 주식의 7.8%, 3.2%에 달하는 물량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1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됐던 지난 9월 6일 대비 61.33% 더 많은 물량이 풀렸음에도 낙폭은 상대적으로 더 작았기 때문이다. 당시 보호예수가 해제됐던 물량은 314만1600주였고 낙폭은 4.21%에 달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도 주가 하락 저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계대출 제한에 따른 여신 성장 우려에도 총여신은 전 분기 대비 8.3% 성장하며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다"며 "연내 담보대출 출시 및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라 내년에도 여신 성장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도 라인업이 확대되며 비이자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준은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이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원준의 주요 주주인 아이비케이에스이브이신기술사업투자조합(IBKS)은 지난달 20일 원준 주식 2만3107주를 장내매도했다. 전체 주식의 0.46%에 불과한 물량이지만 상장 1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주요 주주가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 원준의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차전지 관련주가 박스권 증시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주요 주주가 지분 일부를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우려다.
이날 풀린 물량보다 더 많은 주식이 지속적으로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원준에 악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1월 7일 29만2700주에 대한 3개월 보호예수와 58만8000주에 대한 자발적 의무보유가 해제될 예정이다. 이날 보호예수가 해제된 55만2110주의 1.6배에 달하는 88만700주가 풀릴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카카오뱅크와 원준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주요 새내기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잇달아 해제된다. 9일에는 HK이노엔 주식 218만4791주에 대한 3개월 보호예수가, 10일에는 크래프톤 주식 405만31주에 대한 3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될 예정이다. 11일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식 5292만8580주에 대한 의무보유가 풀린다. 다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 물량 중 4363만3432주는 최대주주 보유 물량이어서 시중에 풀릴 가능성은 낮다. 이를 제외한 전체 상장 주식 대비 비율은 각각 7.6%, 8.3%, 13%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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