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하 현지시간) 나스닥거래소(NASDAQ)에서 거래를 시작한 리비안의 주가는 주당 106.75달러(약 12만6600원)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공모가였던 78달러보다 약 40%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주당 120달러 가까이 치솟았지만 이후 오름폭을 줄이며 공모가 대비 29.14% 상승한 100.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당초 120억 달러를 공모하려 했던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거래 하루 만에 986억6300만 달러(약 116조 9,700억원)로 올라섰다. 블룸버그는 올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주식 거래소를 통틀어도 역대 6번째로 큰 IPO 규모다.
리비안은 이날 IPO 흥행으로 자동차 업계의 '빅플레이어'로 올라섰다. 전통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GM보다 큰 시가총액을 달성했음은 물론, 전기차 업계에서도 두드러지는 성적이다. 같은 날 종가 기준으로 포드와 GM의 시총은 각각 773억6700만 달러와 860억5200만 달러다.
지난 2009년 설립 후 10여 년 만에 IPO에 나선 리비안은 '테슬라의 대항마' 중 하나로 꼽혀왔다. 상장 전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포드와 아마존의 투자를 받았던 것은 물론,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차종인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집중한다는 이유에서다.
포드는 2009년 5억 달러를 시작으로 리비안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으며, 최근에는 전체 투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기며 리비안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리비안 전기를 자사의 배송 차량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대대적으로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리비안에 대해 2019년 7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후 현재 전체 지분의 20% 규모인 170억 달러를 투자액을 늘린 상태다.
아울러, 리비안이 이미 전기차 제품을 제작해 소비자에 인도하고 있다는 점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리비안은 일리노이주에 조립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 초 착공을 목표로 제2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리비안은 지난 9월 전기차 픽업트럭 모델인 'R1T'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다음 달 중에는 전기차 SUV인 'R1S'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리비안은 180대의 R1T를 생산해 이중 156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했다. 다만, 대부분의 물량은 리비안 관계자에게 배송된 것이다. 리비안은 2021년 말까지 픽업트럭 1200대, SUV 25대를 제작하고 각각 1000대와 15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리비안은 향후 10년 안에 최소 100만대까지 전기차 양산 물량을 늘리는 것도 목표로 한다.
다만, 리비안은 지난해 올해 상반기까지 약 2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아직 실적 면에선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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