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 2단계 도시 개발을 놓고 불거진 학교 문제로 밖으로는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고 안으로는 직원들의 집단 반발까지 겹치는 등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다.
내년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영(令)’이 서지 않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나오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교육청 내부에서는 '뒤탈'을 우려하는 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데에는 설동호 교육감의 소극적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육비 예산을 대전시에서 지원받는 만큼 시의 협조를 원칙만 고집하며 거절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6월, 3선에 도전하면서 개발사업에 뛰어든 지역 언론사의 요청을 외면 못하고 같은 상황으로 가속화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취임 초, 설동호를 강하게 떠받치고 있던 사적 모임인 '산수 OO'이 사실상 와해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모임의 총무였던 A 사무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회장이던 B 행정국장은 정년으로 자리를 떴다. 그로 인해 추진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리더십도 바닥이다. 도안 2-3지구 학교 설립과 관련 설동호 교육감, 허태정 시장, 개발업자가 가진 3자 회동에서의 협의 사항을 교육청 행정국장과 부하 직원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 그 예이다.
지난 9일, 교육청 K 국장은 행정사무감사 질의에서 "저는 이게 법령적인 사항이지, 기관장들이 정책 결정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협의를 뒤집었다.
실무부서인 교육청 행정과 역시 학교용지 확보 시점과 관련한 실시 계획 인가 조건을 ‘주택 건설 사업 승인 전’에서 ‘공급 승인 후 2년 이내’로 변경해 달라는 사업시행자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신뢰도 추락했다. 지난달 21일 교육행정협의회에 앞서 가진 3자 회동을 놓고 '학교용지 유보 밀약' 의혹으로 비화되면서 일부에서 밀실과 야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발업자가 주선한 자리에 허태정 시장과 함께 '도안2-3구역 학교용지 확보 방안 협의 결과'를 대전시가 공식 문서로 내놔 '부정 청탁 의혹'에도 휘말렸다.
설 교육감이 돌고 돌아 결국 도시 개발법이 아닌 '국토법'에 관심을 갖는 것은 허태정 시장과 '사제지간'이어서 '한마음 한뜻' 아니겠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설동호 교육감의 설 자리는 좁아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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