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면세점 매출은 1조7657억원으로 8월(1조5260억원) 대비 15.7% 상승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최대 실적이다.
특히 외국인 매출의 증가 폭이 컸다. 9월 외국인 매출은 1조7025억원으로 8월(1조4611억원) 대비 16.5% 늘었다.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의 구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3분기 역시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호텔신라의 면세점(TR 부문) 매출은 8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중국 소비 경기 부진에도 다이궁 중심의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 증가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회복 기대감에 면세점 업계도 몸풀기에 돌입했다. 최근 진행된 김포,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전은 롯데, 신세계, 신라가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을 이어갔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T1)이 3차례 유찰된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에 면세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면세점 특허사업자 입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김포·김해공항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내년 예상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면세업계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세계 1위 면세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연 매출 2조원을 훌쩍 넘겼다. 더욱이 매출뿐만 아니라 '바잉파워(구매력)'와 홍보 효과에 탁월한 곳이다. 입점만으로도 해외 여행객에게 면세점을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다만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이 고수하고 있는 고정 임대료 방식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제1터미널 역시 계약이 만료됐지만 임대 조건 등 조율에 실패하며 3연속 유찰됐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더라도 면세업계가 회복되는 데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유찰된 만큼 임대료 조건이 현실적으로 변경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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