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았다. 윤 후보는 이 수석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대선 엄정중립'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윤 후보를 예방하고, 축하의 뜻을 담은 문 대통령의 난을 전달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수석에게 "우리 대통령님하고 여사님하고 다 건강하시냐"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피곤이 누적돼서 대통령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다. 제가 가까이 가서 보니까 그렇더라"고 말했다.
이후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 꼭 전해달라고 하셨고, 당신도 두 번이나 대선을 치러봤으니까 체력 안배 잘하시면서 다니시면 좋겠다고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감사의 말씀 전해주시고 여사님과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시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이 수석의 방문은 윤 후보가 지난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이 수석은 지난 8일 윤 후보를 예방하고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상 예방 직전 방문을 취소했다.
이양수 수석 대변인은 회동 이후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이 수석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엄정한 중립을 좀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 수석이 "그 말씀을 대통령께 다시 가서 잘 전달해 드리겠다"면서도 "하지만 여기 오기 전에 대통령께서 '선거에 대한 엄정중립을 하겠다'고 말씀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 대변인은 "지금 총리와 행안부·법무부 장관에 정치인 출신이 가 있으니 윤 후보가 '선거에 대한 중립이 아주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범계 법무장관은 국회에서 '장관이기 전에 민주당 정치인'이라고 이야기한 적 있고 선관위에 조해주 상임위원 이런 분들이 과연 선거 중립을 잘 지킬 것인지 우려가 있어서 후보가 그런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수석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서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문제가 언급됐는지 묻는 말에 "오간 게 없다"며 "특검은 민주당과의 관계이고, 대통령이 할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 수석은 이날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방역지원금 재원 마련 방안으로 추진 중인 '초과세수 납부유예'와 관련해 "그거야 심의 과정에서 하고, 입법 사안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느냐"고 답했다.
그는 "우리 입장은 원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법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바꿔버리면 할 말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이 말한 '원칙적 입장 유지'는 당·정·청 합의로 만든 예산안을 그대로 따른다는 뜻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또 "평상시 같으면 당·정 협의를 통해서 하는데, 당·정·청 협의 시스템도 안 돌아가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