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연일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중증 병상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면서 병상 가동률이 80%에 육박했다.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들을 긴급 소집해 병상 추가 확보 등 관련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6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들과 온라인 영상회의로 병상 추가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5일과 12일 병상 확충 행정명령에 따라 준중환자 병상을 신속히 확보하는 방안과 중환자 병상에서 상태가 호전된 회복기 환자를 준중환자 병상으로 전원 조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정부가 이처럼 병원장들을 긴급 소집한 이유는 수도권 중증 병상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6.1%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 기준의 한 예로 제시한 ‘중환자실 가동률 75%’ 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의 병상 가동률은 78.8%(345개 병상 중 272개 사용)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73.8%(263병상 중 194병상 사용), 72.2%(79병상 중 57병상 사용)의 병상 가동률을 보였다.
전국적으로는 1127개 병상 중 695병상이 사용되고 있어 61.7% 가동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495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직전 최다 기록은 지난 13일의 485명이다.
최근 1주간 위중증 환자 수는 460명→473명→475명→485명→483명→471명→495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 정부 “비상계획 상황 아냐”···의료계 “현장은 혼란, 괴리 크다”
국내 위중증 환자 수가 500명에 육박했지만 방역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의료체계 여력이 있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표할 상황까지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이어 “유럽 등 외국에선 일상회복 이후 대규모 유행까지 촉발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대규모 유행으로 평가할 정도로 커지진 않았다”며 “극단적인 조치를 강구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계 일선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생각하는 병상 확보와 의료계 현장에서의 괴리가 크다”면서 “중증 환자 병동은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곳이 아니고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등 전문 의사가 전담해야 하는데 인력 충원 역시 바로 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조기 치료를 통해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항체 치료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17일 부스터샷(추가접종) 간격 조정 방안과 비상계획 발동 기준을 포함한 방역관리지표를 발표한다. 방역관리지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주간 위험도를 평가할 지표다.
방역 당국은 당초 이달 9일 방역관리지표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이후 16일로 한 차례 미뤘고 18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하루를 앞당겨 이날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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