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오에 투자한 일부 상장사가 잇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실적 미달과 감사의견 거절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코스피 상장사 폴루스바이오팜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때 제2의 셀트리온으로 불리기도 했던 폴루스바이오팜은 2년 연속 감사의견을 받는 데 실패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감사의견 거절 외에도 폴루스바이오팜은 지난 2020년에 횡령·배임혐의가 발생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심의대상으로 결정된 일도 있다. 지난 4일 횡령에 대한 수사 결과 79억원 규모의 횡령이 확인되면서 상폐가 확실시됐다.
폴루스바이오팜은 지난 1972년 '암니스'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회사다. 주 사업은 전자계측기와 통신장비 등의 생산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2월 바이오시밀러 업체 폴루스로 주인이 바뀌면서 사명도 바꾸고 사업목적에도 바이오시밀러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코스닥 상장사 캔서롭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지난달 25일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캔서롭에 대해 상장폐지로 심의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22일까지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을 부여할지를 추가로 심의·의결하게 된다.
지난 2015년 상장한 캔서롭은 지난 2019사업연도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이후 주권거래가 정지되고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돈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캔서롭은 투자조합 명지글로벌바이오조합이 2017년 마크로젠으로부터 226억원에 인수한 '엠지메드'가 모체다. M&A를 주도한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은 지난 10월 사태를 책임진다며 대표직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2주만에 다시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캔서롭의 새로운 취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상장폐지가 가까워지면서 임 대표의 투자도 결실을 맺기 힘든 상황이다. 임 대표는 200억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현물출자해 캔서롭의 최대주주가 됐다.
상장폐지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이오 종목도 있다. 코오롱티슈진과 큐리언트다.
인보사 사태의 중심에 섰던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8월 거래서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받아 경영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성분이 당초 알려진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는 인보사의 임상이 재개됐지만 거래소는 상장폐지로 가닥을 잡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다가 가까스로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코오롱티슈진과 같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큐리언트도 상황이 밝지않다. 지난 2016년 상장한 큐리언트는 기술특례로 상장됐기 때문에 상장일로부터 5년간 관리종목 지정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큐리언트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2억원이 되지 못하며 영업손실은 124억원에 달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일반 제조업 등을 영위하던 상장사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며 사명까지 바꾸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바이오 사업으로 주가만 띄우고 실적은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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