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안성우 대표와 야놀자 이수진 대표는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2021 컨퍼런스에 참여해 미래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관심을 끈 내용 중 하나는 각 기업의 인수합병(M&A) 전략이다.
직방은 최근 구주거래가 이뤄지면서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삼성SDS의 홈 IoT 사업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나 대기업에 지원받아온 스타트업이 이제는 대기업의 사업을 인수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어 “직방은 집에 대해 접근할 때 하드웨어 리서치 팀을 꾸려 공부해왔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예를 들어, 도어락만 해도 100만번 문을 열었다 닫아도 고장이 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기계공학, 전자공학이 필요하다. 도어락은 삼성SDS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인데,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잘 다룰 수 있는 집단이 필요하고, 이를 가장 빠르게 만드는 길이 삼성SDS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지난 7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조원대 투자를 유치하며 데카콘 기업이 됐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여가 슈퍼앱'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생산 효율화를 통해 일하는 시간이 줄고, 여가시간은 늘어난다. 이커머스 1세대인 인터파크는 여가 문화에 있어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 기업이었다. 항공권을 판매하고, 여행패키지 상품과 공연, 문화티켓도 판다. 일하는 시간 이외에 읽는 도서에도 강점이 있다”며 “인터파크 내부에서도 급속도로 변하는 물류, 커머스 시대에 지속가능성에 관한 고민이 있었을 거다. 야놀자는 여가 슈퍼앱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레저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빈자리를 인터파크가 채워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보유한 국내외 연구개발(R&D) 그룹을 통해 융합하고, 협업하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M&A를 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데, 인터파크는 과거보다 큰 거래였다. 앞으로 큰 모멘텀이 될 것이고, 모두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시기에 여행 산업은 직격타를 맞았다. 중소형 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대형사들도 매출 급감과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야놀자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남다른 경쟁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 대표는 “조직력과 미래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오고 회사의 여러 지표가 급격히 떨어졌다. 예약 취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고, 잘 버티면 1년, 못 버티면 6~7개월이라는 생각을 하던 때도 있었다"며 "그 상황에서 조직력이 발휘됐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할지 이해하고, 판단하고, 실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상황에서 성장한 여행기업은 드문데, 우리는 30% 가까이 성장하고 5~6년간 지속된 적자도 흑자로 전환됐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이 와도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을 투자자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산업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과 레저, 액티비티를 개인화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전 과정의 자동화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여행사가 8%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여행, 효율적인 여행으로 1%만 줄일 수 있어도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기업공개(IPO)를 할까 투자를 받을까 고민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 투자를 받고, 상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 이런 기업이 탄생했구나’라고 말하게 되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 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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