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상담원은 엉뚱, 자막은 갸우뚱…디즈니플러스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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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1-11-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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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상륙 일주일도 안 돼 삐걱거리는 디즈니+...자막은 오역, 상담원은 동문서답

  • PC서 4K 시청 불가하고, 작품 검색도 미흡…디즈니+ "내부 확인 중"

  • 디즈니+ 첫날 성적표는? 일간활성사용자수 38만4000명 기록

[사진=네이버 지식인]

"가랑이를 함께해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제공하는 애니메이션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에서 나온 자막이다. 원문은 "괜찮으시면 저희와 함께 성에 가시지 않을래요?(You’re welcome to join us in the castle if you’d like)"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도 "병자 회복 시키세요 모험을"이라는 내용의 엉뚱한 자막이 등장하면서 디즈니+의 심각한 오역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또 디즈니+ 상담원이 서투른 한국어로 고객 문의에 동문서답하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화려하게 한국에 상륙한 디즈니+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한 이용자가 디즈니+ 상담원과 나눈 채팅 내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역대급 디즈니 플러스 상담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글쓴이가 '역대급'이라고 한 이유는 상담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맞춤법을 써가며 맥락과 맞지 않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상담원과 나눈 대화 내용에 따르면 글쓴이는 자신이 결제한 디즈니+ 사용권 만료일이 언제까지인지 물었다. 이에 상담원은 "안녕하게요. 디즈니+입니다. 계정 때문에요"라고 답했다. 글쓴이는 오타보다도 문장 자체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문장을 치는 데만 약 1분이 걸리는 등 느린 답장도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상담원이 "도와드릴 일이 계정에 관헤서 아닌가요?"라며 한 번 더 오타를 내자 글쓴이는 "한국분이 아니라면 다른 상담원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아니요. 한국 사람 맞다. 아 그래요"라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답변을 이어갔다. 또 "10분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1이분만 기다리세요"라고 쓰거나, 글쓴이 메시지에 "그런데요?"라고 반문하는 식으로 응대했다.

결국 글쓴이는 40분이 넘어서야 연간권 만료일을 확인했다. 상담원은 "디즈니를 이용해주셔거 감사합니다. 매직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라며 마지막까지 어색한 문장을 남긴 채 상담을 마쳤다. 글쓴이는 "디즈니 플러스 고객센터가 앞으로는 이보다 더 빨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사진=디즈니+ 제공]

넷플릭스 대항마로 꼽히던 디즈니+의 미흡한 서비스는 상담에 그치지 않는다. 작품 감상을 방해하는 엉터리 자막도 문제로 꼽힌다. 최근 한 누리꾼이 네이버 지식인에 '디즈니플러스 자막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을 보면 애니메이션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에서 올라프가 "가랑이를 함께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 자막은 "괜찮으시면 저희랑 함께 성에 가시지 않을래요?"다. 엉뚱한 내용의 한국 자막이 뜬 것이다.

누리꾼은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로 자막이 번역기를 돌린 것처럼 엉터리"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의 말대로 엉터리 자막은 다른 작품에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는 역대 최고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가 염소(goat)로 나온다. 또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에선 주인공인 버즈가 스페인어를 구사할 땐 스페인어 발음 그대로를 한글(엑스뜨라냐스 이 데스꼬노즈꼬)로 표기했다.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에서 주인공인 버즈가 스페인어를 구사할 때 스페인어 발음 그대로를 한글로 표기해 문제가 된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디즈니+ 1년권을 결제했다고 밝힌 한 이용자는 지금까지 느낀 문제점 10가지를 꼽기도 했다. 그는 "4K 모니터가 있어도 PC에서는 4K 시청이 불가능하다. 또 디즈니+가 보유한 작품도 검색이 제대로 안 된다. 또 앱에서 화면 밝기나 음량을 터치로 제어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북미에서 점유율 상승이 멈췄는지 이해간다. 2년 넘도록 해결 안 되는 문제들이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아시아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국에 상륙한 디즈니+가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용자들 사이에 불만이 높아지자 디즈니+ 측은 "내부 확인 중이다. 최선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일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의 첫날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38만4000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넷플릭스 DAU는 305만명, 웨이브는 127만명, 티빙은 92만명이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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