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역대 최연소인 1981년생(만 40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의 향후 행보와 성과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파격 인사를 두고 6년 전 35세(1980년생)였던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임 전 대표를 깜짝 내정했다. 카카오 직원들뿐만 아니라 임 전 대표가 몸담고 있던 케이큐브벤처스 직원들도 끝까지 몰랐을 정도다. 김 의장은 ‘지식의 저주’에 갇히지 않을 리더를 원했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 칩 히스 교수가 언급한 개념으로, “무엇을 잘 알게 되면, 그 이상의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김 의장은 많은 지식이 오히려 혁신을 저해한다고 봤다. 급변하는 IT업계에선 기존 지식과 성공 방식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창업 원년 멤버도, 내부자도 아닌 임 전 대표를 선택한 이유다.
네이버는 그동안 한성숙 CEO와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창업 초창기부터 동고동락한 소수의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들과 비교하면,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는 사실상 외부인이다.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밖에 근무하지 않았고, 법조인 경력을 쌓은 후 2019년 말에 네이버에 재합류해 근무 기간이 6년에 불과하다.
최 대표 내정자에게 요구되는 건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이를 위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주도한 글로벌 M&A 전문가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로 함께 내정했다. 두 내정자 모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진출은 네이버의 최대 숙원으로, 이 GIO가 네이버를 창업한 지 약 19년 만인 2017년에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GIO를 맡고 있는 것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였다. 현재 네이버의 해외 매출은 웹툰·웹소설, 카메라 앱 ‘스노우’, 아바타 SNS ‘제페토’ 등의 콘텐츠 사업에서만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젊은 CEO의 경우 관록과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빠른 추진력과 젊은 감각 등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