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Endeavor Group Holdings)' 산하의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트' 지분 80%를 7억7500만 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인수는 CJ ENM의 역대 M&A 중 가장 큰 규모다. 엔데버 콘텐트 인수를 통해 CJ ENM은 제작부터 글로벌 콘텐츠 유통까지 나설 할리우드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엔데버 콘텐트는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인기 영화의 투자·제작과 유통·배급을 맡은 콘텐츠 명가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고 전 세계 소비자를 타깃으로 K콘텐츠 확산을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선다. 엔데버 콘텐트의 IP도 확보해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CJ ENM이 SM을 인수하게 될 경우 음악사업 부문 역량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3분기 기준 CJ ENM의 음악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7%에 불과하다. SM 인수를 통해 CJ ENM은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의 IP를 확보하고, 기존 음악 채널, 공연 등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 같은 공격적인 M&A 전략은 글로벌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는 M&A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제국을 건설했다. 1996년 방송사 캐피털 시티스/ABC 인수를 시작으로, 2006년 픽사, 2009년 마블스튜디오를 품에 안았다. 이어 2012년에는 루카스필름, 2019년에는 21세기폭스를 인수해 내셔널지오그래픽, 훌루, 스타까지 품에 안았다.
실제로 디즈니 인기 IP를 살펴보면 '겨울왕국' '킹스맨' 등 자체 제작한 콘텐츠도 상당수지만, M&A를 통해 확보한 굵직한 IP가 다수다. '엑스맨'과 '판타스틱4'는 폭스, '아이언맨' 등 마블 시리즈는 마블스튜디오, '토이스토리'는 픽사, '스타워즈'는 루카스필름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는 OTT 디즈니+가 서비스 시작 1년 4개월 만에 글로벌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게 하는 등 사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가져왔다.
CJ ENM 또한 기존에 보유한 막강한 K콘텐츠에 엔데버 콘텐트, SM의 IP가 더해지고, 글로벌 유통 채널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한국판 '디즈니' 같은 콘텐츠 제국을 건설하게 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