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에도 네덜란드 제3의 도시인 헤이그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CNN은 21일 헤이그에서 발생한 충돌로 경찰관 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명은 뇌진탕으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2명은 큰 폭죽으로 인한 청각 손상을 입었다고 지역 경찰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측은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운전자를 폭행하고, 경찰에게 돌과 폭죽을 던졌다"라고 밝혔다. 특히 시위대 중 한 명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던 구급차 창문에 돌을 던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같은 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이루어진 코로나19 규제 강화 반대 시위에도 수천명이 참가했다.
지난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3주간 부분적인 락다운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식당, 술집, 필수품을 파는 상점들은 오후 8시에 영업을 종료하게 되며,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파는 상점들은 오후 6시까지 영업을 종료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를 의무화하고, 의료진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2년 연속으로 새해 불꽃놀이도 금지했다.
네덜란드 외의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는 22일부터 20일간 전국적인 락다운을 실시하고, 내년 2월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약 4만명이 모여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의무화한 것은 유럽 국가들 중 처음이다. 이에 시위대는 '자유'라고 쓰인 플래카드와 오스트리아 국기를 흔들며 "저항!"이라고 외쳤다. CNN은 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중 일부가 "극도로 폭력적인 경향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카리브해 동부에 위치한 프랑스령 과들루프에서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반대하는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됐다. 19일 코로나19 방역 규제 반대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진 후 프랑스 정부를 대표하는 알렉상드르 로샤트 과들루프 도지사는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밤새 약탈과 방화 사건이 이어지며 프랑스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알자지라는 21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약 50명의 헌병 특수부대(지젠느·GIGN)와 경찰 특공대(레드·RAID)를 과들루프로 보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BBC 등 외신은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수천 명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분노를 표시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로마의 고대 전차경기장에 모여 결혼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거나, 양로원 등에 방문하기 위해 '그린 패스'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규제 강화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그린 패스'는 이용자가 백신을 접종받았거나, 코로나19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인증서이다.
한편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거세지고 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국장은 2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50만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루게 국장은 "코로나19가 다시 유럽에서 사망 원인 1위가 됐다"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 접종률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의 실시간 코로나19 현황 홈페이지에 따르면 21일 기준 최근 일주일 간 세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이라면 이중 약 68명의 확진자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 그리스 등은 모두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7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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