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로 보는 중국] 사재 털어 디폴트 위기 막는 中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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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1-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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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창업자, 최소 4.5조원 긴급 수혈

  • "과거보다 더 심각한 유동성 위기 보여주는 것"

시계방향으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리스롄, 장리 푸리 공동 창업자, 린텅자오 양광청 창업자, 쑨훙빈 룽촹중국 상임이사, 궈쯔원 아오위안그룹 창업자, 쉬룽마오 스마오그룹 창업자, 린펑·린중 쉬후이그룹 창업자. [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최근 헝다(恒大)발 유동성 위기가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에까지 번지는 가운데 자사 창업자들이 줄줄이 자기 돈주머니를 털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폴트 위기 속 돈주머니 연 中부동산 개발업체 창업자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소 7곳의 부동산 개발업체 창업자가 최근 회사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투입한 개인 자산 규모만 최소 38억 달러(약 4조5087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중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사재를 내다 팔았다. 지난 7월부터 헝다의 막대한 채무를 갚기 위해 개인 자산 매각과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으로 총 10억96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헝다에 쏟아부었다.

투입 규모로 보면 푸리(富力) 공동 창업자인 리스롄(李思廉), 장리(張力)와 린텅자오(林騰蛟) 양광청(陽光城) 창업자가 각각 10억2720만 달러, 7억4700만 달러로 2위, 3위를 차지했다.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의 쑨훙빈(孫宏斌) 상임이사, 쉬후이그룹(旭輝集團)의 린중(林中)과 린펑(林峰) 창업자, 스마오그룹(世茂集團)의 쉬룽마오(許榮茂) 창업자, 아오위안그룹(奧園集團)의 궈쯔원(郭梓文) 창업자가 그 뒤를 이었다.

창업자들의 개인 자금 투입으로 해당 기업 채권값이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헝다의 경우, 달러당 22.7센트에 불과했던 내년 만기 달러채 가격이 쉬자인 회장의 사재 처분 후 30센트로 반등에 성공했다. 헝다 채권 외에도 푸리, 수낙차이나, 쉬후이그룹, 스마오그룹의 채권 가격 역시 창업자의 지원 소식 이후 상승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50조원 빚더미에 앉은 헝다그룹이 데드라인에 맞춰 가까스로 채권 이자를 내며 디폴트 위기를 면하는 등 중국 내 다른 투기등급 부동산 기업의 유동성 위기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창업자 개인 자산 투입 규모 TOP7 [자료=블룸버그 정리]

"중국 부동산업체 유동성 위기 과거보다 심각"
다만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이런 움직임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과거보다 더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기업 자산과 창업자 재산 간 경계가 불분명한 중국적 특징이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자산 매각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대출 규정 강화와 당국의 부채 축소 압박 속에서 헝다 유동성 위기가 발발하는 등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의 금융 스트레스가 높아졌고, 주식과 채권 가격 급락으로 자금 상환 부담도 커졌다. 

게다가 최근 중국 신규 주택 판매 건수도 감소한 것도 부동산 업체에 큰 타격을 줬다.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상위 100개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다. 

이처럼 자금 유동성이 한계에 내몰린 기업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창업자들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창업자들이 사재를 털어 디폴트를 막는 것은 해외 기업과도 대조된다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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