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에도 올해 3분기 지역경제에는 훈풍이 불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된 데다 지난 9월부터 지급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무인점포와 전문소매점에서의 판매가 늘어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신 접종에 기지개 켠 소매판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3분기 지역 경제 동향'을 발표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전문 소매점과 백화점, 무점포 소매 등 판매가 늘어난 게 영향을 끼쳤다.지역별로 보면 부산(5.9%)과 서울(5.7%), 대전(5.1%) 등 15개 시도는 전문소매점과 백화점 등의 판매가 늘면서 소매 판매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울산(-2.9%)은 승용차·연료소매점 등의 판매가 줄어 15개 시도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특히 무점포 소매 판매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을 막기 위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가 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올 1분기에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6.1%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13.0%, 3분기에는 9.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관계자는 "백화점과 전문소매점 등에서의 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무점포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국 단위로 봤을 때 전문소매점에서 판매가 늘어난 점도 전체 소매판매를 끌어올렸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해열제 판매가 늘어난 게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열제가 포함되는 약품·화장품·기타류의 올 3분기 판매는 1년 전보다 12.1%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의 소매판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주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올 1분기까지는 소매 판매가 감소했다. 그러나 올 2분기 들어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면세점 판매가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올 3분기 역시 5.0% 증가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30.3%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인천도 올해 3분기 소매판매가 1.1% 증가하며 7분기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백신 접종 확대와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외부 활동이 늘면서 백화점과 전문 소매점에서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전국에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6.5% 증가했다. 다만 증가율은 2분기(42.1%)보다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80.5%), 전남(61.6%), 강원(39.5%) 등 15개 시도에서 늘었다. 집적회로 반도체·부품, 철강판, 중화학 공업품 등 수출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축전지·전지, 승용차 등 수출이 줄어든 대전(-9.4%), 광주(-2.0%)에서는 감소했다.
16개 시도 물가 다 올랐다
올 3분기 소비자물가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두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 등이 영향을 끼쳤다. 다만 지역마다 편차가 컸다. 서울·인천·부산은 평균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전북·제주·강원 등은 평균 이상인 3%대 상승률을 보였다.
3분기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조사하지 않는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지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3.2%)와 전북(3.2%)이었다. 강원(3.0%)도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개인 서비스, 외식, 농축산물 등이 많이 오른 영향이다.
반면 서울(1.9%)은 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1%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공서비스와 섬유제품, 출판물 등의 가격이 내린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국 고용률은 61.3%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올랐다. 지난 2분기 플러스 전환한 데 이어 상승세가 이어진 것. 경기(1.8%포인트), 대구(1.4%포인트), 강원(1.4%포인트) 등 13개 시도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제주(-0.4%포인트), 세종(-0.3%포인트), 울산(-0.3%포인트)에서는 하락했다. 광주는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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