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에서 -16% 추락… '사칭자료' 방치한 램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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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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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측 늦은 해명으로 개미 피해 키워

  • 관계자 지분 매각 여부 등 이목 쏠려

[사진=픽사베이]


'사칭 보도자료'로 주가가 상한가를 쳤다 급락한 램테크놀러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측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개미들의 피해가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램테크놀러지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 세계 최고 초순도 기체·액체 불화수소 동시 생산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하지만 전날 전해진 소식은 신원미상의 인물이 배포한 '사칭 보도자료'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19일 684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램테크놀러지 주가는 22일 8890원, 23일 1만1550원으로 2연속 상한가를 쳤다. 이후 해당 자료가 사칭임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주가는 급락, 23일 종가로 741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개미들의 분노는 사측을 향하는 중이다. 사측의 늦은 대응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더 키웠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사측이 해당 자료가 사칭이라고 확인하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사칭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간은 22일 오전 11시 40분쯤이었고 해명 자료를 배포한 시점은 다음날 오전 9시쯤이었다. 램테크놀러지가 지난 22일 해당 자료가 사칭임을 공인했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램테크놀러지의 해명도 불충분하다. 램테크놀러지 IR 관계자는 "사칭 보도자료 중 일부는 사실이 있어 사실과 거짓을 가려내기 위해 시간이 소요됐다"며 "단순히 해당 자료가 사칭임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자료 준비에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개미들의 피해액은 수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2일부터 23일까지 개미들이 사들인 램테크놀러지 주식은 총 13억5500만원에 달한다. 일자별로는 22일 6억2500만원, 23일 7억3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3일 종가가 여전히 19일 종가 대비 8.33% 높은 만큼 개미들이 사들인 지분 가치가 추가 감소할 경우 피해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램테크놀러지 관계자들의 지분 매각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가짜뉴스로 자사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사측이 대응에 나서지 않은 만큼 관계자들이 해당 기간 동안 주식 매각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을 것이라는 의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한 상장사의 IR담당자는 "하루가 지난 후에야 반박문을 발표한 사측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22일 장 마감 후나 오늘 개장 전에는 사측이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며 "사측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매수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 소송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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