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에 묻다- ④신재생] 요소수 필요 없는 수소버스, 2020년대 중후반 'TCO-Parity' 가능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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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11-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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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플러그파워의 재무제표가 현재 나쁘지만, SK 그룹이 플러그파워의 기업가치를 16조로 인정하고,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사진= 서울시 제공]


홍민성 삼정 KPMG 파트너의 말이다. 참고로 수소에너지 전문 글로벌 기업인 플러그파워는 현재까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SK 그룹의 플러그파워 투자는 수소 경제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 관점에서 플러그파워는 20년 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고 회계 이슈도 있었던 위험(Risk)한 기업이다. 이는 그만큼 지금처럼 이른 타이밍에 수소 경제로 진입하는데 따른 보상(Return)도 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두가 SK와 현대차 그룹 같은 것은 아니다. 관련 사업에 언제 진입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에 관련해 의미있는 의견이 나왔다. 수소차의 핵심인 수소버스가 2020년대 중후반이면 보조금이 없이도 자생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아주경제 자본시장부는 '4대 회계법인 릴레이 인터뷰' 코너의 주인공으로 홍민성 삼정KPMG 회계법인 파트너를 선정, '신재생에너지와 인프라'를 중심으로 인터뷰했다. 

 

수소경제 벨류체인[출처=삼정KPMG]

수소 산업은 ▲생산 ▲저장 ▲운송 ▲충전 ▲사용 등의 밸류체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중심축을 이루는 부분은 생산과 사용 부문이다. 생산 부문은 SK E&S가 플러그파워와 손잡으며 관련 부문을 이끌고 있다. 사용 부문은 단연 현대차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수소차는 승용차인 넥쏘가 있지만, 상용차 시장에서 수소는 수소버스, 수소 트럭와 같은 대형차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홍 상무는 "수소는 충전 시간이 짧고 한번 충전하면 많은 거리를 가지만 대신 연료단가가 전기와 비교할 때 비싸다"며 "그렇기에 버스, 트럭, 택시 등 주행거리가 길고 똑같은 지역을 루틴하게 돌아다니는 경우에는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핏이 좀 더 맞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수소 버스의 경제성은 거의 없다. 통상 수소 버스 1대를 만드는데 드는 제조비용은 6억3000만원 정도인 반면, 버스 사업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1억 5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정부 예산에 기대는 부분이 많다. 

홍 상무는 "무언가 밸류에이션을 하려면 예측 가능한 시장이 구체적으로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 수소 비즈니스는 그러진 않아 추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TCO-Parity(Total Cost of Ownership)'가 중요하다. TCO-Parity란 차량가격과 연료비 경제성이 기존 내연기관차 등과 비교할 때 작거나 동등한 수준의 비용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수소버스에 대입한다면 기존 버스의 제작비용과 연료비의 합계가 수소버스 제작비용과 연료비의 합계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이르게 될 때를 의미한다.  'TCO-Parity'를 확보한다면 수소버스 사업은 본격 확장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나면 자금이 몰리고 양산 시스템을 빠르게 갖출 수 있다. 또 기술 투자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고, 충전소와 같은 연관 산업도 빠르게 커갈 수 있다. 

수소버스는 2027년~2029년 경이면 화석연료 기반 버스와 동등한 수준으로 맞춰질 전망이다. 그는 "수소 자동차 산업은 아직 막연하다 보니 수익성이 눈앞에 보여 돈이 몰리는 단계까지는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발전 속도가 빨라 6년~7년 뒤면 TCO-Parity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다음은 수소 경제 관련 일문일답이다.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친환경에너지인 수소가 각광받고 있다. 수소에너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소는 산소, 규소에 이어 지구 표면에 세 번째로 많은 원소다. 또한 특정지역이나 특정 국가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는 화석 에너지와 달리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화된 에너지원이다. 수소는 저장하기 쉽고 에너지 운반체로서 역할을 함에 따라 활용도가 높으며,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미래 성장 동력 아이템으로서 수송산업이나 전반적인 에너지 산업에 걸쳐 다양한 미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이다. 무엇보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하여 열과 전기를 만든 후 부산물로 물을 남기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것이 현재 수소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겠다.

△현재 수소 관련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나?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이하 SOFC) 발전사업 프로젝트의 사업성 평가 업무는 과거 3년간 연간 4~5건 이상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지금도 2~3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외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조달을 위해 경기/인천권 압축천연가스(CNG) 수소 융복합 충전소 사업성 평가 업무를 진행했고 현재는 10개 부지에 대한 수소충전소 사업성 평가 업무와 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을 위한 사업성 평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수소 경제 시대에 어떤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수소 산업은 ▲생산 ▲저장 ▲운송 ▲충전 ▲사용 등의 밸류체인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생산의 경우, △블루/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플랜트 건설 △개질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활용기술 △수전해 설비 시스템 관련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저장 부문은 수소 액화플랜트 및 핵심설비, 암모니아 관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운송 부문은 수소 튜브 트레일러나 액화수소 선박이, 충전 부문은 수소 CNG 융복합 충전소, 이동식 수소 충전소가, 마지막으로 사용 부문은 △수소 상용차 △연료 추진선 △SOFC 등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풍력 에너지는 발전량이 간헐적인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수소는 안정적이다. 사업타당성 과정에서 의미가 있는 부분인가? 

-당연하다. 반도체처럼 퀄리티가 높고, 균질한 전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를 덜 선호한다. 안정적인 품질의 전기 공급이 중요하다. 에너지 저장 장치(이하 ESS)가 있어야 안정적으로 기저 전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간헐성 보완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에는 ESS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소는 석탄 원전처럼 연료 기반이니 균질한 전력 공급 가능하다. 만약 수소 터빈의 개발이 완료된다면 화력발전처럼 기저 전력의 역할까지도 담당할 수 있다.  

△수소 산업 관련 사업성 평가 시, 어느 쪽에 주안점을 두어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수소산업은 산업의 초기인 만큼 끊임없이 기술 진보와 혁신이 진행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필수적인 사업이다. SOFC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보조금 성격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매출도 있다. 특히 최근 다수 수행 중에 있는 수소 충전소만 하더라도 ▲충전소 건설 ▲수소 연료 구매 ▲충전소 이용 ▲차량 구매 보조금 등 보조금이 다양하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과 직결돼 있어 향후 현금흐름을 예측하는데 다소 어렵지만 관련 문헌, 논문, 데이터 등과 함께 수소 업계 인터뷰를 통해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수소 산업을 투자하기에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사모펀드는 내부수익률(IRR)도 중요하지만 현금흐름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초반 3년은 수익이 나오지 않고 나머지 7년 동안 50%씩 수익이 나오는 투자를 하기 어렵다. 초반에 5%씩 수익이 나다가 나중에 20%씩 수익이 나와 전체적으로 15%의 수익률이 돼야 관심이 있다. 금융구조를 통해서 평탄화할 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핏은 맞지 않는다. 특히 수소 생산 부문은 초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시장이 현재까지는 맞는 것 같다. 다만, 최근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인해 사모펀드의 역할이 다양해져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이 기능적으로도 확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우량 사모펀드를 필두로 수소 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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