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 메신저' 박선원 앞세워 인적쇄신...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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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11-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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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안골모임' 멤버...교착상태 빠진 남북관계 동력 모색

박선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 내정자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국가정보원 차장급 인사 4명 중 3명을 교체하는 이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특히 대북업무를 총괄하는 제1차장에 박선원 기조실장이 임명돼 주목된다. 박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정부 내에서도 외교·안보 분야 ‘실세’로 언급되는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마다 '대북 메신저'로 언급돼 온 만큼 임기 말 대북 정책라인을 강화해 남북 대화에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1963년생으로 전남 영산포상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동아시아학 석사를, 영국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마쳤다. 박 내정자는 과거 반미 학생운동을 하면서 수감되기도 했다. 연세대 재학 중 삼민투위(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주사파 지하 조직 '반미청년회'의 조직원이었다. 1985년 서울 미 문화원 점거사건 당시 배후 인물로 지목돼 구속됐고 2년 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또한 박 내정자는 2010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박사로 활동할 당시 민주당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특별위 자문위원’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특별위 전문위원’을 맡았다. 다만 당시 그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 때문이 아닌 선체 결함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한 바 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국장,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며 급진적이고 이념적인 주장을 펼쳤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맡으며 서훈 당시 국정원 3차장과 함께 대북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 그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추진 및 실무를 논의했던 '안골모임' 멤버로 주목받았다. 안골모임은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 문재인 비서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등 3인의 모임을 뜻한다. 또 노무현 정부 때 미·북 간 첨예한 쟁점이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맡는 등 '대북 해결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외교·안보 자문역(2012년)과 캠프 안보상황단 부단장(2017년)으로도 활동했다. 박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8년 주(駐)상하이 총영사직을 맡았지만 부임한 지 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국내로 돌아와 당시 서훈 국정원장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맡았다. 재외공관장이 반년도 안 돼 사표를 낸 것을 두고 외교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급해진 비핵화 협상을 위한 이례적인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그는 지난해 기조실장 등을 거쳐 이번에는 1차장까지 승진했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마다 '대북 메신저' 카드로 제시된 셈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보 전략가로서의 식견은 물론 개혁적 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대북 현안 해결 및 남북·북미관계 돌파구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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