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벤처캐피털(VC) 글로벌펀드에 2조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외국자본 유입이 빨라지면서 유니콘 탄생 등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펀드 2.3조원 조성 예정··· 해외 VC, 국내 스타트업에 관심
중소벤처기업부는 제2차 해외 VC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약 1조원 규모의 10개 글로벌펀드 선정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글로벌펀드는 모태펀드가 출자하고 해외 VC가 운용하면서 국내외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선정된 글로벌펀드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금액 이상을 국내 벤처·스타트업 또는 해외 자회사, 조인트벤처, 해외 한인 창업기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 6월 1차 출자사업에서는 모태펀드가 750억원을 출자하고 9000억원 규모의 10개 펀드를 선정했다. 이중 이미 결성을 마친 6개 펀드가 증액되면서 총 1조 3000억원 이상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진행한 두 번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 결과를 모두 합치면 모태펀드가 1450억원을 출자해 2조 3000억원 이상의 글로벌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당초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비율을 약 40%로 잡고 총 40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 조성 금액은 전망치보다 6배가량 많아졌다.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이 당초 목표치를 크게 상회한 것은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 VC의 투자 의향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글로벌펀드 결성을 신청한 VC는 총 50개에 달하고, 운용사의 당초 출자 신청금액보다 출자가 적더라도 결성 의사를 표명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나 아랍에미리트(UAE), 캐나다 등 국내 접근성이 낮았던 국가의 VC 신청도 증가했다. 지역별 상위(탑티어·Top-Tier) VC의 출자 신청도 다수 있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380개사에 8000억원 투자··· 성장 가속화
글로벌펀드는 2013년부터 운용돼 지난해까지 모태펀드가 4120억원을 출자해 총 33개, 3조 6670억원의 펀드를 조성 운용 중이다. 그중 순수 외국자본은 2조 7286억원, 전체 펀드의 74.4%로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펀드가 후속 투자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유니콘 탄생에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글로벌펀드를 통해 국내 벤처·스타트업 380개사에 8016억원이 투자됐으며, 이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금액의 2배에 달한다.
380개사 중 51개사가 △세콰이아캐피탈 △골드만삭스 △레전드캐피탈 등 해외 대형 투자자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했으며, 후속 투자를 기반으로 △비바리퍼블리카 △컬리 △직방 △몰로코 △콩스튜디오 등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국내 벤처·스타트업들은 일회성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펀드를 통해 구축한 해외 VC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후속 투자 유치 및 사업제휴, 인수합병 등 사업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강남언니 앱을 개발・운영하는 힐링페이퍼는 중국 레전드캐피탈의 도움을 받아 중국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과 하이퍼커넥트도 글로벌펀드 투자기업으로 각각 4조원, 2조원대 규모로 인수된 바 있다.
양승욱 중기부 벤처투자과장은 “올해 글로벌펀드의 특징은 모태펀드의 적은 규모의 출자에도 적극적으로 펀드를 조성하고자 하는 해외 VC가 크게 증가한 점이며, 이는 국내 벤처스타트업들의 국제적으로 높아진 위상을 보이는 방증”이라며 “선정된 펀드들이 결성을 무사히 완료해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해외투자를 받고, 이를 통해 해외진출 도움을 받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벤처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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