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뷰] 이준석, 초유의 당무거부…YS 내각제 파동부터 옥새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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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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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이 대표 측 제공]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윤석열 후보와 갈등을 벌여온 이준석 대표가 1일 사실상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부산으로 향한 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성권 부산시장 정무특보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협을 방문한 뒤 전남 순천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분간 이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당무 거부’는 ‘사퇴’를 제외하고는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다. 최고 권력자에 대해 항의를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활동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무산, 이수정 경기대 교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등 번번이 ‘패싱’ 당해온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기 위한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잠적’을 두고 지난 2016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런’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청와대와 친박계의 압박을 받았던 김 전 대표는 갑작스레 부산으로 향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몇몇 선거구에 대한 공관위 추천장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는 3월 25일 저녁까지는 최고위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공천 파동’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에도 불구, 국회 다수당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넘겨줘야 했다.
 
‘당무 거부’는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발생해왔다. 가장 유명한 당무 거부의 예는 1990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내각제 합의 문건 파동 당시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 세 사람은 3당 합당을 하며 내각제 개헌에 합의한다는 각서를 작성했다. 그 해 10월 해당 문건이 유출되며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도전 의지가 강했던 YS는 ‘유출’을 문제 삼았다. 자신의 대통령 출마를 막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이 해당 문건을 유출했다는 것. YS는 ‘당무 거부’를 선언, 아버지가 사는 마산으로 내려갔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그해 11월 5일 저녁 YS를 청와대로 불러 설득한 뒤 다음날 화해했다.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이 항복한 셈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야당에서도 당무 거부가 두 차례 있었다.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본인을 비례대표 2번으로 배정한 후보 명부가 중앙위원회의 반발로 확정되지 못하자 당무 거부에 나섰다. 이른바 ‘셀프 공천’이 무산되자,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의 비례대표 순번은 2번에서 14번으로 밀렸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께서는 자신이 노욕을 갖고 비례대표를 한다고 여기는 부분을 불쾌하게 여긴다”며 “승리를 위해선 본인이 얼굴이 돼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아가며 수습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결국 비례대표 2번을 받아 국회에 진입했지만, 이후 탈당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비슷한 시기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서도 당무 거부가 있었다. 민주당과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는 야권연대에 대해 안 대표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김한길·천정배 전 의원은 민주당과 수도권에서라도 단일화를 하는 등 ‘야권 연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안 대표는 여기에 강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김한길 전 의원은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까지 했다. 안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당시 38석을 얻으며 선전했지만 수도권에선 2석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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