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최근 은행권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시장은 이제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언제쯤 인하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차이신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3일 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화상 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며 "중국은 안정적인 거시 정책을 시행해 효율을 높일 것"이라며 밝혔다.
리 총리는 "실물 경제, 특히 중소·영세 기업의 지원 강도를 강화해 경제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국무원 회의의 지준율 인하 암시 발언 이후 인민은행이 일주일 이내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는 과거 사례를 미뤄보면 이달 중·하순에 단행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단 힘을 얻고 있다.
유력한 건 오는 8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끝난 이후다. 지준율 인하 조치를 통해 일부 중기유동성창구(MLF) 만기 도래분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12월 MLF 만기는 12월 15일이며 규모는 올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인 9500억 위안(약 17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내년 1월에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일보는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인민은행이 12월에 지준율을 인하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1월에 지준율을 인하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자금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짚었다.
만약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다면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중국 국무원이 7월 상무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틀 뒤인 9일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내린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이었다.
중국 당국이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려는 것은 최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압박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중국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됐다.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여파 속에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운 데 이어 11월 PPI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도 비관적이다. 중국 인민대학교 산하 기관인 중국거시경제포럼(CMF)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중국은 이미 3분기 4.9%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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